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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산동헌(金山東軒, 김천시청사)의 중수기(重修記)


최도철취재부장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0년 04월 20일
 











김천 봉계리(鳳溪里) 출신 매계(梅溪) 조위(曺偉)선생이 약 530년 전에 군수(郡守 현, 시장) 이인형(李仁亨)이 중수(重修)한 시청(市廳) 청사(廳舍)의 기문을 군수의 부탁에 의거 지어서 지금 까지 전해오고 있다고 한주 이진상 기념 사업회 이택용 이사는 말하고 있다.



          


                                                           


매계(梅溪) 조위(曺偉)선생은 금산(金山)은 신라 때에는 개령(開寧)의 영현(領縣)이었는데, 고려 때에 경산부(京山府)에 이속되고 공양왕 때 비로소 감무(監務)를 두었다.




조선에 와서는 공정대왕의 어태(御胎)를 안치하였고 군(郡)으로 승격시켰다. 역대의 연혁 변동이 많았으나 땅이 경상도와 충청도의 갈리는 곳에 놓여 있어, 청주(淸州)를 경유하는 일본사신과 우리나라 사신은 반드시 이곳을 지나가므로, 관에서 접대하는 번거로움이 상주(尙州)와 맞먹을 정도로 왕래의 요충지다.




본래 있던 시청건물은 좁고 낮아 여름에 무덥고 답답했다. 오는 손님들이 시루 안에 들어앉은 것처럼 답답하고 괴로워하였다. 1479년(성종 10) 가을에 병조정랑(兵曹正郞) 함안인(咸安人) 이인형(李仁亨) 공(公)이 이곳에 고을 원으로 오자, 정치가 잘되고 백성은 혜택을 입어 폐단은 없어지고, 이로운 점은 흥하여 다스림이 온 도(道)의 으뜸이 되었다. 4년이 지난 1482년(성종 13)에 향리의 부로들을 불러 이르기를, 시청사(市廳舍)를 마련하는 것은 귀한 손님을 접대하고 왕명을 존중하기 위함이다.




이 고을은 지은 지가 오늘까지 1백여 년이 되어 허물어진 곳이 반이 다 될 뿐 아니라 서늘한 누대와 높은 정자가 없어 손님을 모시고 올라가 볼 만한 곳이 없으니, 이 어찌 관리들만의 걱정이겠는가. 당신들 부로(父老)들의 수치이기도 하므로 새로 짓고자 한다. 하니, 부로들이 좋다고 하였다.




이에 사실을 갖추어 관찰사(현, 도지사)에게 상신하여 허락을 받고, 재목을 모으고 공사를 진행함에 있어, 한 사람의 백성도 번거롭게 하지 아니하고, 놀고 있는 사람들로 옛터를 넓혀서 지었다. 그 규모는 대마루와 서까래가 높직하고 짜임새가 치밀하며, 안의 온돌방과 바깥 담장에는 붉은 흙으로 곱게 바르고 화초도 심었는데, 착공한 지 겨우 반년 만에 준공되었다. 지난날의 좁던 것이 넓고 훤하여지며, 낮던 것이 높직하고 시원하게 되었다.




비록 누대는 없고 정자도 없으나, 지형이 높고 탁 트여서 전망이 매우 좋다. 겹겹이 싸인 멧부리는 책상머리에 읍하고, 우거진 숲과 풀이 무성한 들은 발을 드리운 창에 와서 비친다. 바람은 시원하고 새들은 지저귀면서 드나드니, 그윽하고 조용하고 깨끗하고 산뜻한 정경은 사람으로 하여금 속세에서 벗어난 느낌을 가지게 한다. 향리의 부로들이 모두 모여서 뜰에서 축하하며 공의 덕을 칭송하고 그의 공을 신기하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었다.




1484년(성종 15) 여름에 내가 사명을 받들고 남쪽으로 오는 길에 봉계(鳳溪)에 와서 어버이에게 문안드리고, 이어 군(郡)에 나아가 공에게 뵈니, 공이 새로 지은 동헌에 앉아 술잔을 들면서 나에게 부탁하기를, 우리의 공사가 끝나자마자 때를 맞추어 그대가 왔으니, 일의 전말을 기록하여 후세에 민멸되지 않게 해 달라. 하였다.




나는 생각하니, 청사(廳舍)의 흥폐로써 한 고을의 성쇠를 알 수 있으며, 한 고을의 성쇠로써 세도(世道)의 성쇠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군은 신라, 고려를 거쳐 천여 년을 내려오면서 항상 속현(屬縣)으로서 땅은 좁고 백성은 분주한 일에 지쳤었는데, 이제는 큰 군(郡)으로 승격되어 인구가 늘고, 밭과 들의 넓어짐이 전의 배가 되었다. 감무를 둔 이래로 전후 몇 사람이 와서 다스렸으나, 공의 현명함이 가장 드러났다. 정사는 공평하고 송사는 사리에 맞아서 집집마다 글 읽고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심지어는 청사가 헐어서도 고치지 않던 것을 이제 모두 새로 지었으니, 세도의 성쇠는 한 고을의 성쇠를 보아 알고, 한 고을의 성쇠는 청사의 흥폐를 보고 안다는 사실을 어찌 믿지 않겠는가. 일본국의 사자로서 연이어 여기에 오는 자는 반드시 지금 달라진 광경을 보고 놀랄 것이며, 더욱 조정의 정치가 전에 비하여 점점 융성해지는 것을 알고, 마음속으로 우러러보고 부러워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이 해놓은 이 일이 어찌 작다고 하겠는가. 하물며, 세상에 뛰어난 공의 명성으로써 많은 선비 중에 장원하고, 구름길에 마음껏 날 수 있는 빛나는 소문이 날로 퍼지는데, 영진(榮進)할 뜻을 끊고 봉양하기에 편하도록 고을 원을 자청했다.




그 큰 재주를 굽혀서 한 고을을 다스림에 있어 청렴으로 처신하고, 위엄으로써 관리를 거느리며, 자애로써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었다. 모든 장부와 문서와, 작고 큰 사무를 꼭 늘 같이 처리하고, 나머지 일도 모두 정리하지 않은 것이 없다. 남은 힘으로 영선(營繕)할 적에도 사방의 백성들이 도끼질하고 담쌓는 수고를 안 적이 없다.




들인 힘은 간단한데 거둔 공은 빨랐으니, 훗날 조정에 서서 일을 처리해 나갈 적에도 이러한 방법을 쓸 것이다. 공의 뒤를 이어 원으로 오는 이도 아마 공의 뜻을 따라 공이 미처 다 하지 못한 일을 더할 것이니, 그렇게 되면 이것 또한 우리 백성의 복이요, 우리 고을의 행복이 아니겠는가.






최도철취재부장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0년 0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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