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월에 읽는 시 홍어 정병숙 (시인) 지푸라기에 한 꾸러미 홍어를 매단 아버지 등이 풍덕천 오일장 달무리 앉은 겨울 그루터기처럼 수척하였다 굵은 땀방울에 살 삭는 냄새가 났다
팔 남매를 둔 무릎 아래 새끼줄 얽힌 한 시절은 홍어를 썩히는 데 다 지났을까 홍어 안주 탁주 한 잔에 진양조 육자배기 배어나고
니들도 더 살어 봐 빠진 이 사이사이 배알이 톡톡 터지는 소리
얼큰한 초저녁 술잔 위에 떠오르는 황토빛 그림자 너머 막막강산에 젖어오는 헛기침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