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연 시집 ‘회색빛 존재의 그늘’이 발간됐다. ‘시와 창작’ 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문단에 나온 김송연 시인이 ‘홀로 사랑’, ‘거꾸로 서서 부르는 노래’에 이은 세 번째 시집 ‘회색빛 존재 의 그늘’을 발간한 것. 저 고운 빛깔은/어디에서 오는 걸까/아름다운 꽃송이//내 마음 무엇이/꽃송이 꺾어/뚝뚝 피 흘리게 하는가//화사하게 따뜻하게/삼라만상을 아우르는/꽃의 마음 빛깔인 것을//공연한 심사가/애꿎은 꽃 한 송이 죽였다 시집 맨 앞쪽에 수록된 ‘꽃 한 송이 죽였다’ 전문이다.
구성면 상거리에서 시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김송연 시인은 직장생활 중 사고로 크게 다쳐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자기 집 마당도 둘러볼 수 없는 지체장애 1급. 51세 나이에도 결혼을 하지 않고 홀로 집을 지키며 외롭게 생활하고 있는 총각 시인이다.
김송연 시집 ‘회색빛 존재의 그늘’에는 ‘별에게 묻는다’, ‘꽃에게 묻지 않겠다’, ‘칩거’ 등 89편의 시가 3부로 나눠져 있다. “깊은 고요의 밑바닥에서 건져 올리는 나의 언어들로 세상 사람들의 가슴 가슴마다 감동의 물결로 출렁이게 하고 싶다. 비록 하찮은 시일지라도 너덜경 같은 내 마음 밭을 일구는 소중한 도구이자 벗이기에 겁도 없이 또 한 권의 시집을 엮어본다. 각박해져 가는 세상, 저마다 간직한 아름다운 미소와 향기를 잊은 채 살아가는 일로 스스로 만든 모서리에 찍히고 아파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 ‘시인의 말’ 일부분이다. 우영규 시인은 ‘원초적 상상력에서 사랑과 긍정에 이르는 과정’ 제목의 해설을 통해 “김송연 시인은 전통적인 서정시의 범주에 들면서도 그만의 시법을 독자적이고 개성적으로 보여주는 시편들을 통해 독자의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송연 시집 ‘회색빛 존재의 그늘’ 해설은 이렇게 결론지었다. “김 시인의 시는 원초적 상상력에서 사랑과 긍정에 이르는 과정을 거쳐 가는 중이다. 말하자면 과장 없는 삶의 은유를 발견한 것이다. 시 전편에서 짜이는 상호 텍스트성이 감지된다. 여기서 텍스트란 고착된 어떤 정전(正典)이 아니라 끝없이 유동하고 상호 연관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편의 감각적 구체성과 활달한 유동성은 마치 후사경에 비친 사물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멀리 있다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환상이나 신화적 요소를 넘어 훨씬 더 멀리 존재하는 궁극적 언어를 들려준다. 이제 우리는 그 세계의 가장 가까운 곳에 서서 일회적이고 심미적인 아우라(Aura)를 경험해야 할 차례이다.
책나무출판사를 통해 발간된 12.5×22.5cm 127쪽 분량의 ‘회색빛 존재의 그늘’ 값은 7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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