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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 개령면소재지에 540년 전, 건축한 동락정(同樂亭)기문

이택용/한주이진상기념사업회 이사
최도철취재뷰장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0년 05월 13일
 

개령면소재지 마을 앞, 동산에 개령현감 변심(卞鐔)이 건축하고 사가(四佳) 서거정(徐居正, 1420-1488)선생이 기문을 지어서 남긴 기록이 있어서 김천의 중요한 고문서이며, 시민의 자존심을 고취하기 위해서  한주 이진상 기념 사업회 이택용 이사는 밝히고 있다.


                            


개령현은 작은 고을이며, 왼쪽은 일선군(一善郡), 오른쪽은 금릉군(金陵郡)이요, 성악(星岳)을 마주보고 상산(商山)을 뒤로 하고 있다. 네 고을의 중심지에 있어 귀한 손님을 보내고 맞이하며, 접대하는 노고(勞苦)가 참으로 빈번하고 심하다. 얽히고설킨 일을 과감히 처리하는 재주가 없이는 그 책임을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나 땅은 기름지고 흙의 성질이 메벼에 적당하므로, 수재나 한재가 없어 백성들의 살림이 넉넉한 사람이 많다. 1468년(예종 1)에 개령현감 변심(卞鐔) 공이 유능한 재능을 가지고 와서 다스리기 몇 달이 못 되어 정치와 교화가 크게 행해졌다. 문서와 사무의 번거로움이 없어 공은 날마다 들에 나가 백성들에게 농사를 권장했으며, 또 풍년이 잇달아 들어 공이 매우 기뻐하였다. 한가한 날에는 부하 관리들을 거느리고 들로 나가 답답한 마음을 씻곤 하였다. 하루는 객관 동쪽 수백 보 되는 곳에 모양이 거북이 엎드려 있는 것같이 생긴 한 언덕이 우뚝 솟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위에 올라가 보니 그 위가 매우 평평하여 집을 지을 만했다. 주위는 둘러보면 동서 수십 리를 바라볼 수 있고, 감천이 그 앞을 굽이굽이 천천히 흘러서 관개의 이익을 주고, 기름진 들이 질펀하게 끝없이 펼쳐 있다. 또 우거진 숲과 긴 대밭, 평평한 모래펄과 굽이진 물가가 좌우에 어울려 비치어, 산천의 풍물이 앞에서 재주를 부리는 것이 마치 귀와 눈이 서로 꾀하여 마음과 사귀는 것과 같았다. 공이 말하기를,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훌륭한 땅이로다.’ 하고, 공도(工徒)에 명하여 잡초를 베고 가시덤불을 치우고 정자 두어 칸을 지었는데, 넓지도 않고 좁지도 않았다. 공이 매일 올라가서 사시에 농작의 형편을 보고 백성들 농사의 괴로움을 살피어, 모자라는 것은 보태어 주고, 미치지 못하는 것은 도와주어 백성들이 매우 즐거워  하였다. 관개(冠蓋, 갓 쓰고 일산 받은 사람 즉 선비와 벼슬아치)의 수레와 말이 폭주해 모여들고, 첨유(襜惟, 차일과 장막)와 계극(棨戟, 큰 칼과 큰 창)이 순행해 올 때에, 조용히 술상을 앞에 하고 잔을 주고받으며, 서로 읊어 가면서 주객이 같이 즐기니 백성이 또한 즐거워하였다. 고을의 부로가 말하기를, ‘여기에서 살고 여기에서 늙으면서 한 걸음도 못되는 곳에 이렇게 기이한 경치가 있는 줄은 모르고 있다가 이제 공을 얻어 비로소 찾았으니, 이 어찌 천지의 조물주가 굳게 숨겨두고 누설하지 않다가 오늘의 공을 기다리고 있은 것이 아니겠는가.’ 하였다. 공이 와서 나를 보고 이 누각의 뛰어난 경개를 말하고 이름과 기문을 청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누각이나 정자를 세우는 까닭은 아름다운 것을 보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왕인(王人, 왕의 사자)을 존경하고, 손님을 접대하며, 때의 형편을 살피는 데에 있는 것이다. 하물며, 군자는 쉬고 노니는 곳을 높고 밝은 곳에 가지고 있어 기상이 답답하지 않고 뜻이 침체하지 않으며, 보는 것이 옹색하지 않고 총명이 막히지 않게 해야 한다. 그렇다면 누각이라는 것은 또 어찌 정치를 하는 수단이라고도 하지 않겠는가. 나라가 융성하고 태평한 때를 당하여, 관리는 따르고 백성은 평안하고 절후는 고르고 해는 풍년이 들어, 온 집들이 평안하게 살고 국경에 걱정이 없을 때, 정자에서 즐거이 노는 것을 낙으로 삼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태평의 기상을 발휘할 것인가. 그렇지 않고, 아전은 가혹하고 백성은 완만하며, 정자는 번잡하고 부세는 무거워서 굶어 죽은 시체가 들에 가득한데, 집안에는 가난하여 아무 것도 있는 것이 없다면, 비록 누각이나 정자가 있다 한들 원이 자기 혼자서 즐길 것인가. 이제 공의 은택이 백성들의 마음에 있어 백성이 신의에 화합하니, 공은 백성의 즐거움을 즐길 수 있으며, 백성 또한 공의 즐거움을 즐길 수 있다. 위와 아래가 서로 같이 즐기는 것[同樂]을 나는 이 정자에서 보았다. 그러므로 나는 이름을 동락(同樂)이라 하기를 청한다.’ 하니, 공이 ‘좋다’ 하므로, 1470년(성종 원년) 중양절에 써서 기문을 삼는다.


 개령현동락정기(開寧縣同樂亭記)


                                                          사가(四佳) 서거정(徐居正)   


開寧。小縣也。左一善而右金陵。面星岳而背商山。處四邑樞轄之中。送迎供頓之勞。實繁以劇。非有盤錯剸治之才。難以稱其責。然土肥腴。性宜秔稻。水旱不能爲災。民賴饒活者多。成化戊子。卞侯鐔。以斡能來守。不數月。政化大行。無簿書案牘之煩。侯日星駕適野。勸民耕稼。歲又連稔。侯甚樂之。其暇日。則率僚吏陟降原隰。陶寫堙欝。一日。於客館之東數百步。得一丘。狀如伏鼈。窮然屹然。攀而上。上甚坦夷。可屋而廬。周回瞻顧。東西數十里。甘川流其前。蜿蜒舒緩。有灌漑之利。沃野平疇。瀰漫無際。又有茂林脩竹。平沙曲渚。映帶左右。凡山川雲物之効伎於前者。若與耳目謀而心神交也。侯曰。有是哉。地之勝也。命工徒。刜菑穢。薙荊棘。構亭數楹。不侈不陋。侯日登臨。觀四時農作之候。察生民畎畞之艱。補不足而助不給。民甚樂之。至如冠盖輪蹄之輳集。襜帷棨戟之巡臨。從容几席。一觴一詠。賓主同樂。而民亦樂之。鄕之父老曰。生於斯。老於斯。不知跬步之間。有此奇勝。今得侯而始闢。豈非天地造物者。慳祕不洩。以待侯今日耶。侯來見我。語亭之勝槩。而索名與記。予曰。夫樓觀亭榭之設。非直爲觀美也。所以尊王人。接賓客。察時候也。况君子有游息之所。高明之地。使之氣不欝而志不滯。視不壅而聽不塞。然則樓觀者。又豈非爲政之具耶。當國家隆泰之盛。吏循民安。時和歲豐。百室按堵。四境無虞。若不亭榭遊觀爲樂。何以形容大平之氣象乎。其或吏酷民頑。政繁賦重。餓莩滿野。室家懸磬。則雖有樓臺亭榭。太守其獨樂乎哉。今侯澤在於民。民孚於信。侯能樂民之樂。而民亦樂侯之樂。上下同樂。吾於斯亭見之矣。請名之曰同樂。侯曰。諾。書以爲記。庚寅重陽節。


최도철취재뷰장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0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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