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60주년 특집인터뷰(4)

"다시는 그런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젊은 세대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상한(79세)회장(사진)은 1950년 징집돼 이등병으로 입대, 5년 군복무후 1등 중사로 제대했다.

최회장의 가슴에는 참전용사메달이 자랑스럽게 빛났다.

하지만 처음부터 최회장이 늠름한 군인이었던 건 아니었다.

난리가 난 해에 최회장의 나이 열아홉.

피난통에 부모형제들과 헤어지고 대구 논촌에 피난해 있을 때였다. ‘國’자를 단 방위군 들이 들이닥쳐 젊은 남자들을 모조리 징집했다. 방위군들은 본부가 있는 대구 북성로에 징집병들을 데리고 가 점심을 먹이고 오후에는 대구남산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해질녘까지 신체검사를 했다. 등급도 없이 합·불합격만 판별하는 심사에서 대부분은 합격이었다.

 그때가 7월 20일경 전쟁발발 한 달이 다되어갈 때였다.

 그 당시 팔공산은 치열한 전투지였다.

 대구 가창에서 아시보총으로 받은 일주일간의 훈련.

 총의 분해와 장전교육만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어린 최회장을 포함한 징집병들은 대구시내에서 여학생과 시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정식을 치르고 전장으로 나선다.

 거기서 M1소총 한 자루씩을 배급받고 바로 전투에 투입됐다.

 작고 다부지게 생긴 최회장은 그 자리에서 연락병으로 뽑혔다.

 그의 첫 번째 임무는 공문을 다부동전투지에 전달하는 것.

 길을 잘 아는 육군하사와 함께 동명에서 왜관 쪽으로 지나던 중 전쟁에 징발된 민간버스가 환자를 한가득 태우고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됐다. 능을 넘어 우각산에 도착하니 병사들이 거의 죽어 있었다. 북한군들은 꼭 밤이면 침투해 무방비상태로 밥 먹다 죽은 시체 발싸개를 신다 죽은 시체들이 주위에 널려있었다. 어린나이에 처음 본 시체군단은 최회장에게 충격이었다. 군번도 못 받고 징집된 상태에서 죽기라도 한다면 이름도 없이 사라질 것이 두려웠다. 중대장은 곧바로 무전을 쳐 지원병을 동원해 일주일의 격전 끝에 우각산을 점령했다.

 영천을 지나 동부전선을 전진해서 올라가는 중 안강에서 최회장은 탈출을 감행한다.

 주변에 비어있는 인가에 들어가 한복에 밀짚모자를 쓰고 지게를 져 신분을 숨긴 모습으로 도주했다.

 천신만고 끝에 가창 중석광산에 도착해 피난민 틈에 섞였다.

  거기서 놀랍게도 헤어졌던 부모형제를 다시 만나게 됐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그는 상봉자리에서 바로 또 징집돼 이번에는 정식영장을 받고 군번을 달고 제주도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아 평양압록강까지 입성하는 등 진짜 군인으로서 여러 큰 전투에 참전하게 된다

 그는 아쉬웠던 1.4후퇴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하얀 눈이 내려 세상이 온통 흰 가운데 중공군들이 하얀 옷을 입고 몰려왔습니다. 모두가 하얀 탓에 중공군이 눈앞까지 다가와야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원주까지 밀리게 되었지요.”

 “젊은 세대들은 6.25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교과서에 6.25에 대한 내용을 싣고 예비군교육이나 민방위 훈련에도 6.25에 대한 교육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먹을 것이 없어 목숨을 잃는 사람도 있고 마실 물이 없어 피로 물든 물을 마시는 등 전쟁의 실상은 참혹하기 그지없습니다. 지금 세대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켜 반공정신을 일깨우고 경제력과 힘을 반드시 길러야 함을 자각시켜 다시는 그런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최상한(좌)회장과 대구,포항,안강전투에 참전했던 이삼(80세)회원(우)이 6.25참전경험담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