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었다. 내 등에 날개가 돋아있을 줄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나도 저 나비처럼, 나도 저 새처럼 하늘을 날지도 모른다고. 절망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을 때,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이제는 끝난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 그 사람이 나타났다. 내 손을 잡아 준 그 사람. 움켜쥔 그 손을 잡고 조금씩 조금씩 밖으로 나온다. 주저하지 마, 날아오르면 되잖아. 네 등에는 이렇게 새하얀 날개가 있는데. 펼쳐진다.
금빛 햇살과 떨어지는 낙엽 속에서 접혀있던 날개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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