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27명에 불과한 농촌 소규모학교에서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아포읍 소재 지동초등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기 전인 16일 오후 7시 학교 강당에서 ‘슬기 문학의 밤’ 행사를 연 것.
이 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 이숙희 ‘수필세계’ 발행인을 비롯한 문학인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문학의 밤 행사는 수필가인 강기석 교장 인사로 시작됐다.
강 교장은 “슬기 문학의 밤은 동시와 동화를 읽고 쓰는 일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바람에서 출발했다”고 밝히고 “문학의 밤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상상력을 길러주는 문학을 즐기는 나날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솔직하게 쓰면 되는 것”이라며 “우리를 보고 말을 걸어오는 하늘의 달과 별, 길가의 개망초가 하는 신비로운 말이 바로 문학”이라며 “모두 시인이 되어 동시와 동화 속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행복해지자”고 이어 말했다.
문학의 밤은 △여는 소리(6학년 어린이의 오카리나 연주 ‘개구리 왕눈이’, ‘들장미’) △낭송 첫 번째(3,4학년 박준범, 박세환, 최예진, 김수진, 박소연) △권숙월 시인 특강(‘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낭송 두 번째(1,2학년 김주영, 이하진, 장홍규, 박지호, 성은새, 이아현) △김경희 지동초등 운영위원장 동화구연(‘똥밭에 똥풍년 들었네’) △낭송 세 번째(5학년 김진주, 이서영, 김동우, 유병관) △이광욱 교무부장 자작시 낭송 (‘망향’) △김영숙 대구글소리터 회장 특강(‘동시 낭송으로 감성 키우기’) △네 번째 낭송(6학년 손다솜, 박주연, 홍준태, 박지원, 이수영) 순으로 진행됐으며 △닫는 소리(3~6학년 어린이의 오카리나 연주 ‘산중호걸’, ‘섬집아기’)로 마무리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지동초등 ‘슬기 문학의 밤’ 행사는 2시간동안 진행됐으며 학부모회에서는 저녁식사와 간식을 준비해 참석자 전원에게 대접했다.
학부모 자격으로 참석한 박배형 지동교회 담임목사는 “시내 큰 학교에서도 열지 않는 문학의 밤을 농촌 작은 학교에서 열어 학부모와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준 것은 널리 알릴만한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매년 이런 행사를 마련해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