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의 초등학교들이 17일을 시작으로 일제히 방학을 맞는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마냥 기쁘지만 맞벌이가정의 부모들은 방학이 다가오면 한숨부터 나온다.
아동성범죄사건이 매일 뉴스거리로 기사화되는 요즘 같은 세상에는 저학년 자녀를 두었거나 고학년이라도 여자아이를 둔 경우엔 불안감이 더 커진다. 한 달이 넘는 방학기간동안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 지 고심하게 된다.
그나마 올해부터 각 학교별로 시행된 ‘초등돌봄교실’ 운영으로 인해 학기 중에는 학생의 학교수업이 끝난 시간부터 부모의 근무시간이 끝나는 시간까지 안심하고 맡길 수 있었다. 하지만 교육청에 따르면 김천시의 33개 초등학교 중 방학동안 돌봄교실이 운영되는 학교는 15개 학교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하루 6시간으로 정해진 시간적인 제한으로 인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기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방학동안 돌봄교실이 운영되는 시간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방학 중에는 학교급식이 없어 대부분 오후1시부터 7시까지 운영된다. 그럴 경우 오전에는 아이를 돌봐줄 곳이 없어 점심을 먹는 것도 학교까지 가는 것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오전 중에 사립학원을 보내려 해도 부모가 출근할 무렵인 오전9시 이전에 운영되는 학원은 거의 없어 문제의 해결점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 일환으로 방학 중에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저학년의 경우 등하교를 부모가 함께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또 여러 과목 수강 시 적게는 30분에서 많게는 1시간이 넘게 기다려야 다른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김모(부곡동)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방학 때면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큰 고민이다. 저의 경우 자영업을 하고 있어 그나마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직장에 얽매인 부모들은 학원을 여러 군데 보내며 시간을 때울 수밖에 없어 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이 된다고 들었다”며 “학교 측에서 조금만 더 맞벌이가정 자녀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초등돌봄교실이 적용되지 않는 오전시간대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편성했더라면”하고 아쉬워했다.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의 경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도 일을 그만 둘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하루 종일 방치되는 아이들도 있다.
경제는 어려워지고 갈수록 맞벌이를 요구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하지만 맞벌이 가정의 양육문제는 모두 부모가 떠안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가 성행하는 요즘, 방학동안 방치되는 아동들에 대한 사회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