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옥(56세·사진)씨가 ‘에세이스트’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을 했다. 격월간 수필전문지 ‘에세이스트’(7·8월호)에 ‘외로움마저 벗으시라’가 당선돼 수필가로 활동할 수 있게 된 것.
노연옥의 당선작 ‘외로움마저…’는 ‘노인’으로 지칭되는 한 타인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화자 자신의 삶에는 밀착되지 않은 타인으로써 익명을 확보한 노인이 알몸인 채 시체로 집 근처 도랑에서 발견됐다. 그 발가벗은 시체를 바라보는 순간 화자는 마지막으로 봤던 그의 모습을 떠올린다. 며칠 전 해거름 녘에 술에 취해 길거리에 넘어져서 누군가를 향해 고함과 욕설을 퍼붓는 그를 보았었다. 따라서 화자는 노인이 외로워서 그러리란 추측으로 이 글을 이끌고 간다.
김종완, 손광성, 이향아 심사위원은 심사평을 통해 “노인이 겪었을 소외와 고독이 보편적 인간의 내면으로 환치되면서 이 글은 공감대를 형성한다”며 “구성의 치밀성과 객관적인 거리의 확보, 이미지의 재현에 조금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작가의 시선은 이미 상투적이고 표면적인 인식을 넘어서고 있으며 사유의 깊이가 아주 탁월하기 때문에 충분히 대작가로 성장할 조짐이 보인다”고 높이 평가했다. 수필가 노연옥은 당선소감을 이렇게 썼다.
“그 것은 분명 토설이었다. 내 안에 꽁꽁 숨어 잠자던 것들을 문자를 빌어 토해내고 있었다. 묻어두었던 비밀의 곳간을 헤집어 토해냈다. 그랬다. 거기에는 부끄러움도 있었고 원망도 있었고 분노도 함께 했다. 때로는 주체할 길 없는 봇물이 되기도 했다. 어떤 때는 징검다리를 건너듯 조심조심 뱉어내기도 했다. 이상한 것은 그런 것들로 폭풍이 지나간 것처럼 평온하다는 것이다. 뱀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허물을 벗듯이 앞으로도 끝없는 토설을 해나갈 것이다. 그러면서 원망과 서러움을 또 다른 성장의 도구로 삼으련다. 미움을 사랑으로 채워보련다.”
영천 출신으로 현재 문당동에 거주하는 수필가 노연옥은 대구수필창작대학을 수료하고 대구수필사랑 회원으로 활동하는 외에도 영진전문대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만학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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