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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제도, 노인들에게는 있으나 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기초생활 수급자 선정기준
돌보미 1인당 돌볼 노인 너무 많다

정효정 기자 / wjdgywjd666@naver.com입력 : 2010년 08월 26일
좋은 제도, 노인들에게는 있으나 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기초생활 수급자 선정기준
돌보미 1인당 돌볼 노인 너무 많다

“암으로 치료를 받는 병원에 복지과에 갔는데 도무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먹을 수가 있어야지. 살 만큼 살았는데 그냥 이러다 죽으면 그만이지 싶어.”
혼자서 생활하고 있는 이모(72세) 노인의 말이다.

이모 노인 뿐 아니라 인터뷰를 한 대다수의 노인들은 좋은 제도가 있어도 몰라서 못써먹고 알고도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포기해 버리기가 일쑤다.

현재 이모 노인은 생활보호 대상자로 등록돼 월 38만~40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병이 재발하기 전에는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했지만 병원을 다닌 후부터는 병원비와 교통비를 충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수급자로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항암제의 경우 반 이상이 보험이 되지 않아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된다. 게다가 일부 약은 김천에서 구할 수 없어 빠듯한 생활비에도 불구하고 대구까지 병원을 다니고 있다.

법률 제5359호 노인복지법에 보면 “노인의 질환을 사전예방 또는 조기발견하고 질환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요양으로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노후의 생활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함으로써 노인의 보건복지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모 노인의 경우만 보더라도 수술 후 병이 재발할 때까지 알지 못했다. 노인들에게 이뤄지는 무료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기만 했다면 병을 키우지 않을 수 있었겠지만 이모 노인은 1차 수술 후에 검진을 받은 적이 없다. 건강검진제도가 있다는 것은 얼핏 들어 알고 있었지만 기억하지 못했다. 이처럼 노인들의 경우 알고 있는 제도를 활용하기까지 옆에서 직접 챙겨주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독거노인들의 경우 그런 연고자가 없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지속적인 상태 체크와 도움을 줘야 한다.

현재 노인들을 위한 지원제도로는 건강상태에 따라 장기요양보험,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노인돌봄기본서비스로 나뉜다.

건강상태가 아주 좋지 않은 경우에는 보호시설에 입소하는 장기요양보험에 지원을 받게 되고 중간 단계의 노인들에게는 집으로 정해진 시간만큼 돌보미가 찾아가는 노인돌봄종합서비스가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서비스 모두 해당되지 않는 노인들에게 지원되는 사업이 노인돌봄기본서비스이다. 앞의 두 가지 지원사업의 경우에는 보다 많은 시간 어르신들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 발생을 파악하기가 조금은 쉽지만 노인돌봄기본서비스의 경우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보미의 재량에 달렸다 할 수 있다.

노인돌봄기본서비스는 돌보미 담당자가 대상자에게 주 1회 방문과 2회의 안부전화를 하게 돼있다. 문제는 횟수가 아니라 1명의 돌보미당 면지역은 23명, 동지역은 30명을 맡고 있다. 게다가 대기자까지 포함하면 동단위 돌보미는 1명이 36명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꼼꼼히 노인들의 필요사항과 상태를 체크한다는 것 차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노인들이 받고 있는 지원이란 것은 관련법규 제27조의 2(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지원)에 명시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해 방문요양서비스 등의 서비스와 안전 확인 등의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법규에 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노인에 대한 여러 연구 자료에서 노인의 능력 변화에 대해 “인지기능의 정확도, 기억의 유지, 학습능력 및 분석의 능력 등이 떨어진다”는 공통된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이는 노인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적절한 판단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모 노인처럼 있는 제도도 활용하지 못해 병을 키우는 등 몰라서 이용 못하고 알아도 과정이 복잡해 지나쳐버리는 문제점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규정이 가져오는 문제점도 있다. 노인들이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인 기초생활 수급자 지원대상자 선정기준에는 서류상 자녀가 없거나 있어도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사위의 재산여부까지 고려된다. 이런 규정들은 자식이 있어도 생사도 알지 못하는 등 자녀들의 도움을 일절 받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생계를 유지할 최소한의 지원조차 불가능하게 만든다. 물론 제도를 악용해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지원을 받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도 있겠지만 관계기관에서 관련 법규와 규정에만 얽매이지 말고 노인들의 실정에 맞는 서비스를 접목시킨다면 노인들에게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정효정 기자 / wjdgywjd666@naver.com입력 : 2010년 0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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