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 광저우에서는 아시안 게임이 막판을 달리고 있다. 현재 금메달 60개 이상을 확보하여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물리치고 일찌감치 2위를 확정 짓고 여유 있게 폐막식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단에게 감탄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16일간 45억의 눈과 귀가 중국 광저우에 머무르고 있는 동안 아시아인들 모두가 자국 선수들의 선전에 자부와 긍지에 고무되기도 했다. 본인이 직접 금메달을 목에 직접 걸 때 그 감격과 기분이 과연 어떨까 싶다. 조그마한 단체에서 1등을 해도 기분이 설레는데 하물며 우리나라도 아니고 아시아 45억 중의 1등,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가치의 자리임에 틀림없다.
그랜드 슬램을 이룩한 장미란 선수, 3관왕 위업을 달성한 박태환 선수… 우리 김천의 자랑 김재범, 최민호, 강보현 선수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은메달이면 어떻고 동메달이면 또 어떤가? 모두가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우리나라 낭자들의 축구 동메달 획득은 금메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들 하고 있다.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는 김연아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1등을 한다는 것은 하늘이 도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들 한다. 때문에 금메달을 따게 되면 본인은 물론, 국가와 국민 전체의 자랑이요 영광스런 일로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엄청난 사건이다.
그러나 금메달 저편에서 대부분의 나머지 선수들이 노메달의 한을 눈물로 애써 달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처럼 세상을 살다보면 좋은 일도 생기고 안 좋은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때로는 뜻하지 않은 횡재를 하여 온 세상의 것을 내 것으로 여길 만큼 기쁠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엄청난 시련과 고통이 찾아와 이를 서러워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인생살이를 ‘인간만사(人間萬事)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위로를 받으면서 살고 있다.
선거 때마다 금메달을 따서 당선된 사람들은 천하를 얻은 기분으로 환호와 박수의 갈채를 한 몸에 받는다. 그러나 패자의 눈물을 쏟아 붓는 후보와의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역시 세상은 모든 이에게 공평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 쪽이 좋으면 어느 한쪽은 나쁘기 마련, 이래저래 얽히고설키어 우주라는 커다란 하나의 배에 실려 떠가는 것이 인생이다.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곳곳에 메달이 깔려 있다. 정치, 교육, 경제, 사회, 예술, 문화 등등에 영광스런 금메달의 자리는 많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어느 일정기간 세월이 흘러 종착점에 이르면 금메달을 딴 선수도 노메달의 선수도 모두 그 배에서 내려야만 된다. 이런 평범한 진리를 터득한다면 금메달을 땄다고 안하무인 한다거나 기고만장해서도 안 되고 비록 노메달 선수라 하더라도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해서는 더욱 안 된다.
금메달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생활에서 참다운 금메달 인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절대 다수는 노메달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나에게 맡겨진 일들을 말없이 실천하면서 하늘이 주는 대로 순종하면서 살아갈 일이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을 되새겨 본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단 번에 그리고 성급하게 성부를 거는 삶을 살아가는 이를 볼 수 있는데 너무 조급하게 승부를 걸지 말고 차근차근 그리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높이 날아 멀리를 바라볼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싶다. 빛이 오랜 시간 동안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자기 인생으로 살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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