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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또 한 해를 보내며

정장림(수필가·부곡동)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0년 12월 30일
벽에 걸린 달력이 새 달력을 맞아 그 자리를 양보하고 한 해의 올망졸망한 일들을 얼굴에 그린 채 인고의 세월을 안고 떠나야 한다. 시간은 즐거움과 괴로움을 그물처럼 엮어가며 일초도 흔들림 없이 우리 곁을 스쳐가고 삶은 시간을 딛고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다. 좋든 싫든 우리는 아쉬움 속으로 2010년을 보내고 목표와 기대를 걸고 2011년을 맞아야 한다.

연말을 맞아 달력에 빼곡히 적혀있는 흔적들을 보니 한해가 다 갈 때까지 가족들 앞에 아무 일 없이 지나간 것이 고맙기도 하고 허전함과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지난해 잘해오던 봉사활동을 자신의 발전을 위해 미련 없이 접었던 것이 생각을 잘 못한 것이다. 새해에는 다시 시작해볼 생각으로 노인복지회관 물리치료실에 봉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달라고 부탁해뒀다.

올해 만족한 게 있다면 지난 50년 동안 만나고 이별하고 살아온 흔적들을 복령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 깊이 묻어두었다가 지금이 기회다 싶어 세상에 드러낸 것이다. 복령은 소나무가 썩으면서 생긴 인류에게 보내는 보약 재료이다. 두리 뭉실하게 못나 보이는 복령은 겉은 가무잡잡하고 보잘 것 없이 생겼지만 속은 어떤 물채보다도 희고 깨끗하고 허약한 사람이 먹으면 기력을 찾아주는 약재다. 변덕스런 비바람 햇살을 이겨내지 못한 나이든 소나무가 썩어서 마지막 남긴 흔적이다. 모든 소나무가 썩었다고 복령을 다 만들어 내는 것도 아니다. 아주 드물게 생기는 일이다.

‘야생화의 꿈’이라는 수필집 이름도 나를 향해 불어 닥친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복령처럼 가슴속에 숨기고 있다가 세상에 드러낸 것이다. 아름다워서, 고상해서 붙인 책 이름은 결코 아니다. 누가 특별히 알아주지도 않는 보잘 것 없는 내 인생이 풀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붙인 이름이다.

봐주는 이 없다고 삶을 포기하지 않는 풀꽃에 나를 비유한 것은 삶이 힘들고 철없어 포기하고 싶지만 내가 뿌린 내 자식들을 지키며 내 보폭대로, 호흡대로, 자연의 섭리대로 살다보니 복령처럼 가슴속에 응어리가 깊이 묻혀 있다가 세상에 펼쳐낸 책이다. 누군가의 손에서 복령을 먹었을 때 새 힘이 솟는 것처럼 삶이 힘들고 고단할 때 다시 힘을 얻어 새 출발 할 수 있다면 소나무처럼 썩은 내 몸이 세월 저편으로 사라진다 해도 후회가 없다.

마지막 남은 삶이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봐 요사이는 탁구장에 가서 젊은 사람들과 열심히 운동도 하고 정도 담고 희망도 담아 상대에게 보낸 볼이 방향을 잊어버리고 날아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한바탕 소리 내어 웃기도 한다. 컴퓨터 속에서 새로운 지식도 익히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관광지 구경도 하고 혼자 살아가다 보니 많은 힘을 쏟게 된다.

내 주변 젊은 사람들로부터 “나도 늙으면 형님처럼 살아야 할 텐데” 이런 말을 들을 때면 힘이 나고 보람도 느끼게 된다. 외로움 달래려고 야생화도 키우고 새해에는 부족하지만 훌륭한 지도 선생님이 계시기에 시집도 한 권 낼 계획이다.

올해 국민들은 겪어서는 안 될 태안반도에서 일어난 천안함 사건, 연평도에서의 전쟁 아닌 전쟁을 겪으면서 모두가 슬퍼했고 힘들어 했다. 패기 왕성한 젊은 장병을 잃은 가족들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려온다.

밝아오는 새해에는 나라의 운도 가정의 운도 왕성하고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기대해본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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