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소리치는 어머니 모습 보았다 링거와 수혈 주머니를 나팔인 듯 내걸고 낯선 얼굴 허옇게, 입원실로 실려 오셨다
무릎 연골 다 닳아 덜컹거릴 만큼 고단했던 삶은 오남매를 든든히 받쳐 준 지렛대였음을 모른 척 했다 고희(古稀) 즈음 한 걸음 앞에서 주저앉을 듯 하시더니 부지런히 어찌 걸어오셨을까
두 무릎 생뼈를 단번에 깎아내는 다섯 시간 마라톤 수술을 잘 견디셨다 수술실 앞에서 고개 숙인 채 속 끓이며 기도하는 딸의 말
어머니 이제는 곰삭은 아픔 내려놓고 뼛속 담긴 눈물 쏟아내며 거울에 마음 비춰주면서 자유롭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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