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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설은 중국최대의 명절이에요. 설 일주일전인 작은 설날부터 정월대보름까지 2주 정도를 춘절기간이라 해 긴 연휴를 갖고 귀신을 쫓는 의미로 폭죽을 터트려요. 중국 대표 설음식은 ‘니엔가오’라는 설 떡인데 둥그런 모양은 가족의 화합을, 달콤한 맛은 인생의 기쁨을, 부풀어 오르는 성질은 재물이 불어남을 상징해서 ‘새해부자가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중국에서 취업근로로 한국에 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한 지 3년된 송위교(28세·부곡동)주부의 말이다.
현재 임신중이라 설음식 준비하기가 조금 힘들다며 애교 있는 미소를 지어보이는 송씨.
“그래도 우리 남편이 딸아이를 잘 봐줘서 그리 힘들진 않아요” 송씨의 남편은 부부간의 대화를 위해 중국어를 공부할 정도로 열성적이고 가정적이라고.
마찬가지로 둘째를 임신중인 여성스러운 성격의 조빌린(28세·신음동)씨는 “이번 설에는 느루(딸)와 함께 한복을 입고 세배 드릴 거에요. 필리핀에는 한국잡채와 비슷한 ‘팟싯’이라는 설음식을 먹어요. 잡채보다는 좀 더 담백한 맛이 나죠”라며 설명했다.
“캄보디아는 ‘프쭘번’이라는 설명절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으로 가서 절에서 기도하고 제사를 드려요”라며 한국으로 시집 온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주부 츠하이찬나비(20세·구성면)씨가 캄보디아의 명절에 대해 소개했다.
츠하이찬나비씨는 “한국에 와서 두번째 맞는 설명절이에요.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잘해낼 자신있어요”라며 제법 당찬 소리를 했다.
베트남에서 온 브이티헝(21세·황금동)씨는 “베트남은 설 풍습이 한국과 비슷해요. 재미있는 것은 설날 전에 수박을 준비했다가 설날에 손님들이 모이면 수박의 가운데를 갈라 수박 가운데 빨갛게 익은 정도를 보고 한 해의 길흉을 점치는 풍습이 있어요”라며 평소 성격답게 활발하게 이야기했다.
“일본은 음력설을 쇠지 않고 양력 1월1일부터 3일까지를 ‘산가니치’라 해 연휴를 가져요. 이 기간동안 고향으로 내려가 신년을 축하하고 신사를 찾아 새해소원을 빕니다. 또 한국과 비슷한 오조니라는 떡국을 먹기도 하고 우엉, 연근, 새우, 다시마, 검은 콩, 무 등을 달짝지근하게 조리한 오세치요리를 먹죠. 연근은 지혜, 새우는 장수, 검은콩은 노력, 다시마는 행운을 의미한답니다.”
결혼 14년차의 베테랑 주부 카시마 나오미(48세·양천동)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쌍둥이와 유치원생인 막내까지 모두 5명의 자녀를 둔데다 시부모님까지 모시고 살기 때문에 명절에 제일 힘들 것 같지만 가정적인 남편이 있어 듬직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더 많은 음식을 준비해야 해서 힘든 점도 있지만 내 아이들과 가족들을 먹일 생각을 하면 힘든지도 모르겠어요.”
이젠 웬만한 한국주부보다 전통음식과 상차리기를 더 잘한다는 나오미씨.
이에 질세라 몽골새댁 사랑치맥(24세·남산동)씨도 한마디 거든다.
“몽골에도 ‘차강사르(하얀달이라는 뜻)’라고 불리는 설날을 제일의 명절로 생각하고 지키고 있어요.”
사랑치맥씨는 예쁜 얼굴만큼 애교가 넘쳐 남편에게 항상 “우리오빠, 우리오빠”라고 부른다며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홀홀 단신 한국으로 시집와 한국문화에 적응하고 뿌리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결혼이주여성들.
그녀들이 알려준 다양한 설 문화로 사돈나라들이 한결 더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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