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심태는 집배원이다 검게 탄 얼굴에 두 눈은 부리부리하지만 마음은 여린 친구다 우편배달하다 금고 아가씨를 자기 각시로 만들어 예쁜 공주 둘을 낳았다 첫아이 낳은 날 손가락 발가락 열 개씩 있는 것을 보고 울었다고 한다 아빠가 된다는 건 퍼즐만큼 복잡한 것일까
초등학교 다닐 때 수학 1등을 해서 집 번지 외우기가 거저 먹기라는 친구 어느 집의 누가 아픈지는 기본이라고 한다
자기 이름이 시(詩)에 들어가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이 봄 햇살에 섞여 전해와 거절하지 못했다 가는 곳마다 할머니들 세상과의 끈이 되어 자식보다 더 기다리기에 궂은 날도 흔들림 없이 오토바이 시동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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