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이 극도의 혼란상을 겪고 있습니다. 수도권과 충청, 강원권 국민들은 이미 한나라당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한나라당의 영원한 보루라고 인식돼 온 영남권 주민들마저도 한나라당에게 등을 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돌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국민지탄의 폭탄을 맞았으면서도 지금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저는 참회합니다. 비록 한나라당의 평당원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당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과 지역주민들에게 참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저는 한나라당의 오만불손한 태도를 바로잡으려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한나라당이 천심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하는데도 제 앞에 놓여진 일에 빠져 고개를 돌리고 말았습니다. 한나라당은 월급쟁이의 설움과 고통을 호소하는 서민을 버렸습니다. 축산농가를 버렸습니다. 특정 집단만을 위한 회전문 인사는 전체 공무원들에게 심한 자괴감을 안겨 주고 말았습니다.
저는 한나라당의 비급한 작태에 대해 제대로 분노하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출범 직후 국정운영의 기조를 ‘중도실용주의’로 바꾸었습니다. 좌파정권 10년 종식을 피눈물로 외치던 아스팔트 우파에 의해 정권을 잡은 이 정부와 한나라당은 정권을 잡기가 무섭게 우파를 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이 나라에는 극심한 이념의 정체성 혼란현상을 가져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는 결국 한나라당이 좌파의 종속이론에 함몰되면서, 방향타를 잃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국민들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비겁하고 의리없는 행동을 준엄하게 나무라지 못했습니다. 전체 소속 국회의원 171명 중 100여 명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이른바 친이계 실세들에게 붙어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40여 명은 이제는 자신이 친이계가 아닌 친박계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닙니다. 이들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아무리 월박을 하려고 해도, 친박계가 받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배신을 밥 먹듯 하는 정치인을 어떻게 믿고 받아 준다는 것입니까? 배신의 정치를 하려고 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정치는 각 정당들이 집권을 목표로 국민들에게 선택을 받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과 유권자를 배신하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말을 갈아타는 정치인과 정치집단에게는 국민들이 결코 나라의 운명을 맡기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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