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당정치란 말이 있다. 친구 붕(朋)자에 무리 당(黨)자를 쓴다. 이 친구들이 잘 움직이는 것은 자전거가 구르는 원리와 같다. 왼쪽으로 넘어지려 할 때는 오른쪽으로 잡고 오른쪽으로 넘어지려 할 때는 왼쪽으로 잡으며 앞바퀴와 뒷바퀴가 균형 있게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원리를 기본에 둔 붕당정치는 조선 건국 이래 견제와 균형을 지켜왔다. 붕당정치는 왕, 혹은 특정 당의 독재를 막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함과 동시에 정치참여의 폭을 넓히는 기능을 했다.
그러나 조선 중기를 지나며 특정 세력이 자신의 이해에 따라 결집하거나 나눠지며 혼란을 거듭하게 된다. 정여립의 모반사건, 예송논쟁 등이 이를 시사한다. 후에 네 살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순종을 대신해 순원왕후가 수렴청정을 하게 되는데 외척세력을 바탕으로 한 세도정치로 인해 붕당정치가 갖고 있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우리의 정치상황도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6.2 지방선거가 끝난 지 1년이 지난 지금 지역을 위한 정치가 되어 오고 있지만 과거 선례처럼 자기세력을 갖기 위한 새로운 대립과 분열, 논란, 갈등 등이 아직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지역을 이끌어 나가야 할 정치인들은 현재와 같은 시대 안에서 올바르게 운영되지 못했던 과거 조선의 정치상황을 늘 상기해야 한다. 과거 한자리한다며 떵떵댔던 그들은 조선의 국정이나 민심을 파악하기 보다는 자신의 세력을 넓히고 기반을 다지며 재물을 수탈하는 것에만 혈안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에 의해 변화의 조짐을 보이던 조선후기의 질서는 결국 조선왕조가 붕괴되고 외세의 침략과 식민지 통치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과거 붕당정치의 교훈을 곱씹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지역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편 가르기와 같은 갈등을 하지말자. 갈라져 있더라도 오해를 풀고 통하는 쪽으로 가야할 것이 아닌가? 필자가 통합 쪽으로 가야한다는 것은 의견을 합치라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을 인정하는 정도면 된다.
필자가 생각하는 우리의 문제는 a와 b의 지지자들이 서로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후보자나 그 측근사람들이 물론 잘못된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지역을 걱정하는 마음은 모두 있다고 믿고 있다. 무엇이 옳은지 정답은 없다. 정답이 있다면 수천 년 인류의 정치역사에 아직도 이렇게 헤매고 있을까? 다만, 그때그때의 사정에 따라 지역문제점의 적당한 답을 제지하는 쪽으로 우리는 선택할 뿐인 것이다.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필자가 아쉬워하는 것은 과거 선거에서 많이 나타나는 편 가르기 등 새로운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 7월 1일자로 농업협동조합법이 개정·시행되면서 지금까지 농협 조합장선거 등을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관리하고 있다. 필자가 지난 6년 동안 조합장선거를 관리하면서 지난 5월 31 일 실시한 조마농협 조합장선거는 그동안 수많은 조합장 선거 중에 가장 모범적이고 공명정대하게 진행·관리됐으며 조합 내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고 생각한다. 각 후보자들이 법을 준수하는 선거운동을 했으며 각 조합원들도 공명선거 실현에 적극적인 동참을 했다고 생각한다.
만에 하나 이번 조합장선거에서도 마타도어나 상대방을 비방하는 행동이 조금이나마 있었다고 해도 이제는 선거에서 생긴 감정은 덮어두고 진정으로 조합을 생각하는 지도자가 되길 바라며, 또한 우리지역의 농촌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서 용서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훌륭한 지도자가 됐으면 바람이다. 앞으로의 모든 선거가 이처럼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가 되어 김천이 풀뿌리 민주주의 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