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내가 여럿 있다 순한 양 같이 숫기 없는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고 하루에도 열두 번씩 변덕을 부리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다
잠결에 느낀 인기척 머리맡에서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는 듯하다 익숙한 체취다 가슴이 감전된 듯 먹먹하다 오늘도 마음과 달리 시위를 잘못 당겨 날아간 화살 엄마 가슴 깊숙이 꽂혔다 내가 만들어놓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 또 헤집어놓았다 번번이 후회하면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하는지 가슴 속에 수많은 감정들이 회오리친다
엄마 가슴에 덕지덕지 만들어 놓은 상처의 흔적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교훈보다 나를 반듯이 세울 수 있게 이끄는 지침서다
*김천청소년백일장 고등부 운문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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