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오후 2시 아포읍 국사리의 태양은 빛을 더했다. 그토록 애원(?)했던 아포 DRMO(이름이 DLA로 바뀌었다)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한 달도 넘어 질문지를 제출하고 그들의 허락이 떨어진 다음에야.
6월 하순 약 한 시간 반 동안 뙤약볕 아래 아스팔트 위 설명은 가뜩이나 달아오른 사람들의 얼굴에 또 다시 열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심기가 틀어진 듯(?) 보이는 통역의 의사전달 방식은 참가한 사람들을 더욱 열 받게 하여 설명회라는 이름의 의문해소는 어디가고 의심은 더해지며 진실은 더욱 멀어져 가는 듯 한 인상을 씻을 수 없다.
첫째는 개소식 2개월 만에 문패를 바꾼 이유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분명 4월 1일 개소식에서는 김천 DRMO(주한미군 물자 재활용 유통사무소)이었는데 김천 DLA(김천 미군 잉여재산 처리처)로 바뀌어 있었다. 개명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저 위에 있는 높은 사람이 결정한 일’이고‘하는 일에는 변화가 없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어가는 모습, 질문자로 참가한 김천사람조차 “같은 곳에서 같은 일하는 데 이름이 무슨 대수냐”며 웃어넘기지만 분명히 ‘재활용품’교환, 판매 사무소가 ‘잉여재산 처리처’로 바뀐 이유는 이 나라에서 미군이 저지른 DRMO에서의 일과 그 이름이 주는 부정적인 요소를 희석시켜 보기위한 얄팍한(?) 술수의 하나이거나 DRMO에서 하지 않는 다른 일 또는 다른 영역도 가능한 것을 위해 길을 열어두는 것이 아닌가? 의심의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임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2개월 만에 바뀐 문패는 생각할수록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둘째 김천YMCA가 제시한 문제점에 대한 해답거부이다. 즉 김천YMCA는 EGS(주한미군 환경기준) 준수를 김천시민에게 약속하라고 요청하였으나 답변서에는 ‘환경기준이 엄격’하고, (한국의 환경기준)보다 더 엄중하게 적용’되며 이 사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업체에 맡겨 처리과정을 감독’하고 있다고 나열하면서도 끝내 요청한 ‘약속한다’라는 용어는 볼 수 없었다. SOFA 협정에서 나타난 내용인데 이에 대해 다시 약속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데도 끝내 김천시민에 대해 환경기준에 의한 처리 약속에 응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셋째 넓게 펼쳐진 땅에 널려진 녹슨 철물들 각종 기구들이 비가 오면 당연히 흘러내릴 녹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하수, 오수의 분리 시설은 과연 어떤 방식에 의해 가동되는지? 나아가 이 물이 최종적으로 모여 흘러 들어가는 곳은 어디인지? 참가한 사람들의 끊이지 않는 질문에 분리한다, 정화시설을 통해서 처리된다는 식의 답변은 대한민국 아포읍 국사리의 하수, 오수 처리 시설의 완벽함을 믿겠다는 말인지, 그렇게 떠넘기겠다는 것인지? 흘려보내니 알아서 분리하라는 말인지 궁금증은 자꾸만 깊어만 간다.
전국에서 미군들이 사용한 위험물을 제외한 물건들을 다시 분류해서 내보낸다면서 여기서 하는 일이란 큰 물건을 작게 파쇄 하는 정도이고 쓰레기는 한국의 보훈처를 통해 고물상에 넘기고, 못 쓰는 쓰레기는 절대 ‘묻거나 태우지 않고’ 쓰레기 처리업자를 통해 처리한다고 자랑스레 말하지만 입고물품에 대한 분류기준(소위 Service cord)에 대한 공개가 어렵다는 것과 비 가리게 하나 없는 노상에서 절단 시 발생 가능한 내용 모를 오염물질(수질오염의 개연성)은 없으며 쓰레기는 한국에서 처리한다는 설명에서 김천은 단지 그들의 쓰레기 처리시설로 만족해야 하는 우리의 지금이 부끄럽고 한심하기까지 하다.
2005년 1월 27일 제88회 김천시의회에서의 2004년도 주요업무 추진실적 보고내용에서 분명 ‘부산 소재 DRMO를 아포읍으로 이전 유치’라고 대상과 내용을 못 박았으나 이제는 전국에 있는 미국의 쓰레기(?)로 확대되었고 낙후된 아포지역 개발 유도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치한다고 떠든 사실이 사실은 쓰레기처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시설이 되었음에도 항의 한 번 하지 못하는 지방 행정부나 의회가 과연 김천시민의 대표인지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런 사안에 인사치레, 체면치레로 억지 방문요청하고 끌려 모이다시피(?)한 김천시 의원님들‘설명도중 뙤약볕아래 진행에 대한 불평, 설명도중 타처에 방황, 도중이탈, 시민의 질문에 대한 귀찮은 듯한 반응’‘훌륭한 시설을 잘 보존하라,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게 해달라 등의 면죄부성 발언’‘지원약속 금액에 대한 이행 문제, 김천시민 고용우선 등 목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중언부언’등은 아포 DLA에 대한 김천시민들의 궁금증 해소가 아니라 문제를 덮어주고 예상되는 문제점에 피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듯 한 모습으로 자질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도록 했고 마치 개선장군처럼 기념 촬영하는 모습이 줄 수 있는 면죄부가 가슴에 자꾸 걸린다.
미군은 한국을 죽음에서 구한 ‘피의 친구’라고, 그러니 조그만 사고는 묵과될 수 있다는 ‘미국 우월주의, 선한 사람 미군’등 지금까지의 식민주의적 생각을 빨리 떨쳐버리는 것도 이 시간 우리는 반드시 생각해야 할 과제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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