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6년 유월 초하루 원이 엄마가 쓴 편지 1998년 안동 야산에서 읽었다 죽은 사람이 412년 동안 가지고 있다가 내어준 편지라고 세상이 떠들썩했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말하기를…하고 싶은 말 끝이 없지만 이만 적습니다” 가로 58cm 세로 34cm 크기 한지에 빼곡히 쓴 한글 편지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약속 어기고 서른한 살 검은 머리로 먼저 간 영혼에게 “꿈에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한 사람만 읽어주면 그만인 편지를 우리가 읽었다 가슴 저미는 사랑을 쓴 원이 엄마를 읽었다
*이응태(1556~1586) 무덤에 들어있던 원이 엄마 편지는 현재 안동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