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가을 미국의 플로리다주에서 꿀벌 실종사건이 보고됐다. 벌통 안에 있어야할 2천만 마리의 꿀벌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그 후 미국의 절반 이상 양봉업 60~70%가 사라졌고 영국, 스페인,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그리스와 동남아 국가를 비롯해서 우리나라에도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우리 김천지역에도 양봉농가가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태이고 구성면 대방이재에 아카시아꽃이 만발할 때면 이동 양봉농가가 앞다투어 왔으나 몇 년 사이 오질 않는다. 구성지역은 자두가 주생산품목인데 꽃이 만발하는 4월 10일경 자두밭에 벌을 구경하기 힘들고 그 여파로 자두 수정에 문제가 심각해 올해 우리 필봉산작목반의 자두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벌떼가 벌통을 두고 사라진 벌집군집붕괴현상이라고 불리는 벌 실종사건은 인간의 지나친 욕심 때문일 수 있고 예언가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인류도 4년 내에 멸종할 것이라 했다. 꿀벌 감소현상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최근 유엔환경은 긴급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에서 꿀벌이 감소하는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꿀벌감소 현상이 빨라질 경우 생태계 교란은 물론 세계식량안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 했다. 과학자들은 꿀벌 대량감소용의자로 살충제, 바이러스, 유전자조작곡물, 혹독한 겨울추위 등을 꼽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의문의 꿀벌 떼죽음 원인이 휴대전화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동통신기기에서 나오는 전자기파가 꿀벌들의 행동이상을 이끌어 정상적인 군집생활을 방해한다는 주장이다. 뇌질환과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받았던 휴대전화는 또 한번의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스위스 생물학자이자 꿀벌전문가인 다니엘파브르는 최근 실험을 통해 “휴대전화가 꿀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휴대전화 단말기들과 중계소가 꿀벌 개체 수 감소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발표를 했다고 지난 7월 16일 미국 ABC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휴대전화가 곤충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 벌통 안에 휴대전화를 놓고 반응을 관찰한 결과 “전화가 통화모드일 때 분봉할 때의 일벌장단 소리를 내며 예정에 없던 분봉사태가 일어나고 군집이 붕괴하는 형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는 겨울에 꿀벌군집의 30%가 줄어들었고 유럽에서도 20%가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었다(한국농수산대학통계자료). 과수농사를 전업으로 하고 있는 필자에게 꿀벌의 쇠태에 대해 몇 년 전부터 우려해왔다. 매년 4월 10일경 마을 뒤 자두꽃이 만발하면 꿀벌소리가 왕왕거렸는데 몇 년 사이 가끔씩 날아다니는 것을 볼 뿐이다. 자두특구로 지정된 우리지역에 해마다 줄어드는 자두수확량이 꿀벌쇠퇴에 있음은 또 하나의 심각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자두를 비롯한 과일천국인 김천이 양봉농가의 부활이 맞물려 돌아갈 때 김천과수산업이 온전하리라 믿으며 양봉농가 보호에 김천시의 관심을 촉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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