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한겨레신문 인터넷판 오전 제일 머리에 난 기사의 제목이 섬뜩하다 <장애인지정석 양보 요구하자 “미친 X, 꼴값 떨어요.”
내용인즉 장애인 오 모씨는 김천시 실내수영장에서 열리는 전국수영대회에 출전한 딸의 경기를 보러갔는데 장애인 지정석에는 모 초등학교 소속 선수들의 부모 열 명이 돗자리를 깐 채 점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장애인 지정석이니 비켜달라는 요구에 “참 미친 X이 되게 말 많네. 장애인이 유세하는구나. 꼴값을 떨어요. 장애인이 무슨 벼슬이야?”는 막말과 다른 사람은 “너는 오늘 죽을 거다”라고 악담을 했다고 전한다.
오씨의 항의에도 이들 학부모들이 자리를 내어주지 않자 결국 수영장 관리인이 출동했고 그제서야 이들은 오씨에게 자리를 내어주었으나 “수영장 관리인이 도착해도 학부모들이 막말을 계속 해대었다.”, 또 수영장 내 주차장에 차를 댈 때도 비장애인들이 장애인 지정석에 차를 대어놓는 바람에 20여 분간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고 전한다.
이 소식은 전국에 알려지게 되고 “속상하네요. 나쁜 사람들. 정말이지 무지하고 어리석은. 가만있는 공무원은 사진도 찍고 소속도 알아내서 끝까지 따지겠다고, 싸늘하게 말해주세요”(배우 김여진(@yohjini)씨 트위터), “장애인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비웃고 윽박지르다니. 우리나라도 이제 그런 수준은 지났는데…”(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라며 서울의 모 학교 부모들의 추악한 행위를 안타까워했다고 신문은 전한다.
더 큰 문제는 공무원의 해명 태도이다. 기사에서 “서로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까 말싸움이 일어난 것 같은데 어쨌든…”이라며 법적인 규례나 지정보다 개인간의 감정다툼으로 처리하려는 낮은 장애인식과 태도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단 한번 일부의 몰지각한 시민이 저지른 추태라고 보기에는 일의 심각함이 도를 넘었다. 간혹 행사장에서 장애인 비장애인을 정상인, 비정상인이라는 것은 단순한 말의 실수가 아니다.
이와 같이 법 규정이나 전 세계적 인정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을 홀대하고 파괴하려는 행위를 규탄하면서 비록 김천시민이 한 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근본적인 장애 인식개선을 위해 ‘시차원에서의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장애인 권리의 구체적인 실천과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지방 행정차원의 사업을 즉각 실시’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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