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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말의 무게

이태옥(수필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1년 08월 25일
말은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요즘 곳곳에서 말이 너무 많은 것을 걱정하고 있다. 거기다 말이 너무 가볍게 오르내리는 풍조도 염려 된다. 더 우려되는 것은 우리말 파괴가 너무 많이 행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가 험악해지면 말씨도 마찬가지로 험악해진다. 말이 순화되지 못했다는 것은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증거다. 흔히 나라가 망하려면 언어가 먼저 망한다고 하는데 이 말은 말이란 사회를 그대로 투영시키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말이 많고 또 말 잘 바꾸기로는 정치판보다 더할까. 정치판은 그만큼 혼탁하다는 증거다. 지난 정권의 N 대통령은 말이 많았던 분임을 기억한다. 그분은 “대통령도 못해 먹겠다”, “청와대가 감옥 같다”, “깽판”, “막나가자는 거냐”는 식으로 말들을 해서 국민들은 격에 맞지 않는 말이라고 걱정을 한 적도 있었다. 진솔한 말이면서 격에 안 맞는 말도 문제다.

정치꾼들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것을 오히려 상식으로 치부하지만 하기야 어디 정치뿐인가. 세상이 깨이면서 온갖 곳에서 말의 홍수가 났는지 말은 확실히 옛날보다는 도도히 흐르는 흙탕물 같다. ‘일언 중천금’이라고 한 마디 말을 천금처럼 여겼던 옛 선비들의 말 한마디와 요즘 소위 정치 지도층이라 하는 이들의 말의 무게는 천양지차다.

옛날부터 배울수록 말에 무게가 있고 행동이 믿음직하며 정직하고 양심적이고 사회에 헌신적이라 여기는 것이 상식인데 요즘 와서는 어찌된 셈인지 많이 배웠다는 사람일수록 정 반대의 길을 가고 있으니 곡학아세도 유만부동이지 오히려 배우지 않음만 못하다는 자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온갖 말의 잡동사니들이 상업주의에 편승하여 청소년층에 유행한다는 것은 곧 사회가 그만큼 순화되지 못했다는 증거다. 가뜩이나 외래어에 찌든 우리말이 이제는 안에서도 혼탁한 사회의 영향으로 말이 혼탁하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면서 젊은이들이 사이버 상에서 약어와 은어 비어의 홍수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어른들은 들어도 알 수 없는 말이 어린 아이들 사이에 풍미하고 있다. 사회가 부패해 간다는 사실을 명심해 두어야 할 일이다.

사회가 정화될 때 말도 순화되고 말을 순화해야 사회가 올바로 선다. 말이란 그 나라의 얼이라 할진대 진실로 말의 순화 없이 좋은 문화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요 민족의 앞날도 결코 밝지 않다는 사실을 위정자부터 바로 알고 있어야 한다. 더구나 위정자와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좌충우돌하는 현실에서 그들이 정제하지 않고 쏟아내는 혼탁한 말이 바로 나라말뿐 아니라 우리고유의 문화마저 실종 시키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두렵다.

더구나 외국에서 유학 온 학생이 오히려 우리말을 걱정하는 일이 모 일간 신문에 버젓이 나오고 있다. 한국인은 말속에서 어찌 그렇게 외국어를 잘 섞어 사용하는지 모르겠다는 그 외국인 아가씨의 말속에는 우리의 언어 양심의 정곡을 찌르는 말이라서 얼굴이 붉어진다. 남이 우리를 염려하는 아픈 현실이 되었다. 우리말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자문자답해야할 시점이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1년 0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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