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주)김천신문사 |
|
“처음에 이런 외진 곳에 식당을 연다고 하니 많은 지인들이 말리셨습니다. 하지만 정성껏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 손님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었고 이제 2년이 조금 넘었는데 입소문이 나서 상주에서 매주 한번씩 단체로 찾아오시는 손님도 있고 단골 중에서는 구성에서 일부러 일주일에 2~3번씩 식사하러 오시는 분들도 있을 만큼 꾸준히 찾아 주시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아마도 계속 저희 집을 찾아주시는 건 맛도 맛이지만 저희 가계 신조인 ‘처음 처럼’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주인장 박보규씨의 말이다.
시골길을 따라 경치구경을 하며 찾아간 김천시 조마면 신곡3리 534번지에 위치한 신곡신선대 황토방 식당. 조금은 외진 곳이라 이런 곳에 식당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지만 음식 맛을 보고나니 왜 이런 곳을 진작 몰랐나 싶다.
이집에 첫 번째 메인요리는 오리요리다. 우선 오리불고기는 양부터 남다르다. 600g에 1만5천원으로 거의 도매가격 수준이다. 양념무게를 제외한 고기만 600g에 야채를 전혀 넣지 않고 순수하게 오리 불고기만 나온다. 4명이 먹기에도 충분했다. 야채 속에 묻힌 오리고기를 골라 먹어야하는 일을 겪지 않아도 돼 너무 좋았지만 도대체 이윤은 남기고 장사를 하는지 주인부부가 신기하고 걱정까지 됐다. 하지만 양만 많다고 다는 아니다. 음식하면 맛이 가장 중요한데 점심을 먹고 찾아가 배가 불렀지만 자꾸 젓가락이 가는 것이 맛 또한 일품이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지 않고 뒷맛이 깔끔한 이 집 오리불고기 맛의 비결은 안주인 강영애씨가 직접 만든 양념이다. 청량고추 적당량을 갈은 것에 여러 가지 비법 양념을 첨가한 특제소스가 오리의 잡 냄새를 잡고 깊은 맛을 낸다. 물론 직접담은 장도 한 몫을 한다고 했다.
오리탕(2만원)은 한마디로 진하다. 가마솥에 오리 고유의 비릿한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한약재를 넣어 푹 우려낸 국물이 진국이다. 미리 우려낸 진국국물에 푸짐하게 오리고기를 넣어 한번더 끓여 갖은 채소를 넣어 손님상에 올린다. 한마디로 건강해지는 음식이다. 맛은 말할 필요가 없다.
“오리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오리고기라면 고개를 저으시던 어르신도 저희 오리요리는 맛있다며 정말 잘 드시는데 진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음식이란 사람을 건강하게 하고 또 즐겁게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집에 두 번째 메인요리는 아구찜(2만3천원)이다. 아구찜하면 콩나물에 별로 먹을 것 없는 아구, 그리고 미더덕을 떠올리겠지만 이 집 아구찜에는 미더덕을 찾아 볼 수 없다. 먹을 것도 없고 씹을 때 잘못하면 물이 튀어 먹기만 불편한 미더덕 대신 낚지를 푸짐하게 넣어 차별화를 꾀한 것.
처음에는 미더덕이 없다며 핀잔을 주던 손님들도 낚지의 식감이 더해진 푸짐한 아구찜에 푹 빠져든다고 했다.
어떤 것이 메인요리
여러 가지 음식을 하는 곳치고 맛있는 집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이 곳 만은 제외인 듯 하다.
여름이면 별미로 많이 찾는 콩국수도 이집의 메인 못지않다. 검은 콩을 직접 갈아 걸쭉한 콩국수. 마침 이날 옆 테이블에는 구성에서 매주 몇 번씩 이집을 찾는다는 단골손님들이 콩국수를 시켰다. 맛있냐는 물음에 보면 모르냐며 먹기에 바쁜 손님들은 국물까지 그릇째 들고 들이키는 모습에 무척 맛이 있긴 한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했다. 4천원이란다. 콩가루를 푼 것도 아니고 직접 검은 콩을 갈아서 만들어주는 콩국수가 4천원 이라니 말도 안돼는 가격이지만 사실이다. 맛에 가격까지 착하니 요즘 인근 주민들도 집 밥이 아닌 이집 콩국수를 많이 찾는다고 했다.
직접 키운 야채에 직접 농사지은 쌀, 그리고 전라도에서 음식을 배웠다는 안주인의 맛깔스런 밑반찬도 이집 음식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난 후 이집에서 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가계 마당 한 켠에 위치한 무료 황토방. 올 가을쯤이면 족구장도 완성된다고 하니 드라이브를 즐기며 이 곳 신곡 신선대 황토방 식당을 찾아 맛난 음식도 먹고 족구도 한판 즐기고 구들장 방식으로 지은 황토방에서 무료로 몸도 지지며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보면 어떨까?
단체손님을 위해 미리 예약전화를 주면 손님이 있는 곳까지 직접 모시러 가는 차량운행도 하고 있다.
|
 |
|
ⓒ (주)김천신문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