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바람도 가릴 수 없는 남루한 세월 날마다 달뜨는 꿈 여기까지 달려왔느니 가슴은 늘, 열꽃으로 휘청거린다
날벌레 비켜간 거미줄엔 찬 이슬 푸진 햇살 삶과 죽음이 일상처럼 매달려 대롱거려도 쓴 눈물 삼키고 환하게 웃으며
양지바른 언덕에 발을 묻고 억세고 질긴 사연 서로 보듬어 저처럼 구름에 안부하고 철새들을 배웅한다
이 가을날 또, 시름이 강물처럼 깊어지면 그대 정 붙일 어디라도 마음은 돛을 세워 기꺼이 흔들리고 부대끼며 먼 바다까지 흘러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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