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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학교폭력 해결 방법 없나?

보복 두렵고 관계기관에 대한 믿음 부족
정효정 기자 / wjdgywjd666@naver.com입력 : 2012년 02월 09일
김천 청소년들도 학교폭력의 안전지대에서 살고 있지 않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관계기관의 개선에 대한 믿음은 아이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난 6일 정부가 학교폭력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다음달 새학기부터 가해학생에 대한 강제 전학이 도입되고 피해학생에 대한 ‘전학권고’가 폐지된다. 심각한 폭력이 발생하면 학교장 재량으로 가해학생에게 출석정지요청을 내려 피해학생과 격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심각한 폭력을 저질러 출석일수의 3분의 1을 결석한 학생은 유급을 당하도록 한 것. 피해학생은 경찰동행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가해학생은 필요시 경찰이 감독하게 된다. 학기별로 교사들과 학생의 일대일 면담이 의무화되며 학교폭력을 은폐하는 학교는 교장과 교사를 엄중징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력필벌을 펼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보여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청에서 학교폭력 사실입증시 사법처리로 강력대응한다고 밝혀 본지에서는 학교폭력의 문제점과 대응책에 대한 심층보도를 하기로 한다. <편집자주>

ⓒ i김천신문

‘보복이 두려워요’, ‘맞은 것이 아니라 그냥 놀다가 다친 거에요’ 피해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현재 우리의 청소년들은 전통적인 사회문제로 지적되었던 입시 및 취업위주의 교육환경, 극심한 빈부의 격차로 인한 갈등 및 기회박탈뿐 아니라 급변하는 가치관, 가족해체, 학교붕괴 등의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폭력, 가출, 학업중단, 왕따 문화, 은둔형 생활, 자살 등의 현상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만이 아닌 가정, 학교 및 지역사회문제 등 다양한 위기상황과 복합적으로 관련된다.

학교폭력은 학교내외에서 학생 간에 발생한 폭행, 협박, 따돌림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 된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정신적 충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가 청소년들의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 및 탈선 예방 및 개입을 위해서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상황 및 빈도를 파악해 이에 기초한 지원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천에서도 관계기관들이 움직이고 있다. 가장 중심이 돼야할 교육청에서는 1월 5일 각 학교 대표인 교장회의를 통한 예방 근절에 관한 논의를 시작으로 체계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찰서에서도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학교별 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김천시, 교육청, 경찰서 등 관계기관이 11일 사전모임을 통해 힘을 모으고 체계적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31일 문화예술회관에서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가졌다.

이렇듯 관계기관의 노력과 시민들의 관심이 문제해결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으로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 노출돼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천에는 청소년들이 위기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공식 기관으로 김천시에 소속된 청소년지원센터 청소년 전화 1388과 교육청 소속 Wee센터가 있다.

이들 기관에서는 전화상담, 개인상담, 심리검사 등 청소년에게 전반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계기관에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지만 경찰서에서 사건화 된 학교폭력은 2010년 13건에서 2011년 적은 폭이지만 증가한 15건이 발생했다. 이는 아직까지 피해사례를 밝히지 못하고 혼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청소년이 많다는 것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우선 김천시청소년지원센터에서 2011년을 마무리하며 역 앞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작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사는 청소년 전화 1388의 인지 여부, 학교폭력 피해·가해 발생 경험, 비행행동, 인터넷 중독, 가출, 성폭력, 자살 등 청소년문제 중 주요사안에 대해 초등학생에서부터 20세까지 총 32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 참여자 중 14세에서 19세까지가 가장 많이 차지했다.

그 결과 학교폭력 피해 경험은 324명 중 14명 즉 4.3%의 청소년들이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으며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14명의 학생들 중에 학교폭력 피해 빈도는 1년에 1~2회가 8명인 5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1주에 1~2회가 4명으로 29%, 그리고 한 달에 1~2회와 지속적으로 당하는 청소년들이 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김천도 학교폭력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학교폭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흡연, 음주, 절도 및 탈취 등에 경험이 있거나 가출경험과 성폭력의 위협이나 유혹을 느껴본 적이 있다는 대답도 적지 않았다.

또한 학교유형과 남녀 성별에 따른 피해 실태가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학교폭력피해 경험 4.3% 중 중학교가 3.3%, 인문계고등학교가 0.8%, 실업계고등학교가 14.8%, 기타(대안학교, 학업중단, 대학생)가 18.2%로 나타났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교폭력 피해율이 높아졌고 대안학교 및 학업중단의 경우 피해 경험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또 피해 경험자 중 남학생의 경우 학교폭력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3%이며 여학생은 3.1%로 남학생들이 학교폭력에 더 노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기관인 Wee센터의 2011년 한해 상담실적에서도 학교폭력이 적지 않게 나타났다. 총 237건의 개인위기상담 중 52명으로 21.9%가 학교폭력(개인위기로 분류)으로 인한 어려움을 상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성폭력 22명, 가출 27명, 비행 13명 등 청소년들은 많은 위기상황에 노출되어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두 기관의 현황에서 공통적으로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해본 청소년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김천시청소년지원센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자살을 생각해 본적이 있다’는 청소년이 324명중 19.5%이며 Wee센터 상담 실적에서도 237명의 개인위기 상담건수 중 44명인 18.5%가 자살에 대한 내용을 상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을 당한 대부분 청소년들이 해결책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건 이미 많은 언론을 통해 접한 만큼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수치가 아닌 것이다. 게다가 겉으로 드러나는 폭력은 타인을 통한 파악이 쉬운 편이지만 정신적 폭력에 시달리는 청소년의 경우 스스로가 깨어나지 않는다면 도움을 받기란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김천시청소년지원센터 관계자는 “김천시 관내 청소년들의 위기경험 실태를 보면 학교폭력을 경험한 청소년이 4.3%로 2006년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 조사한 전국 평균 17%로 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낮은 수치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조사인원이 적고 김천시 관내 청소년의 수가 적은 것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는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학교폭력의 가해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5.6%로 피해를 경험한 청소년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폭력의 경우 피해를 경험해도 쉽게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는 교육청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교육청 담당의 말에 따르면 피해학생들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과 개선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해결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관심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의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녀와의 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다양한 프로그램과 상담을 통해 문제해결에 노력하고 있지만 두 기관 모두 공통적으로 또래집단을 통한 문제해결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김천시청소년지원센터에서는 센터를 개소한 2000년도부터 솔리언또래상담을 운영해 쉽게 아이들이 문제에 대해 터놓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성화 하고 있다. 개설 2년째를 맞은 Wee센터 역시 또래 도우미를 양성·운영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문제를 가장 잘 알고 파악할 수 있는 또래집단의 특성을 활용해 청소년과의 의사소통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하지만 아이들만의 노력으로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모두가 알 고 있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청소년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해 ‘문제가 있다’라는 지적과 방법만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많은 지식인들이 문제해결에 대한 대안을 수없이 내놓고 있다. 김천시청소년지원센터에서도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안들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래도우미를 비롯해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중에서 부모교육 사업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청소년들과 유관기관과의 협조 체제망을 확충하는 CYS-NET사업, 이미 피해를 당하고 있는 위기청소년을 위한 1대 1 지원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도모해 해결하는 멘토지원사업 등 다양한 해결방법을 운영하고 있다. 경찰서 역시 피해자 1대 1 보호프로그램, 드림팀 운영, 학교폭력 경보제를 또 Wee센터에서는 아이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학교별 Wee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피해학생을 대상으로한 프로그램과 상담 외에도 가해학생을 대상으로한 특별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폭력 예방을 위한 ‘반올림 성장프로그램’, 초등학생 대상의 ‘인간존중’ 프로그램과 학부모를 대상으로한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 및 대처방안을 안내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목한 예방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은 일부 기관의 노력으로는 이런 사업들이 활성화되는데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그렇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과 교단의 자성과 변화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교원단체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또한 모든 대책들의 안정화와 활성화를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이다. 김천에서는 지난달 31일 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경찰서 주최로 김천시, 교육청, 관계기관, 언론, 학부모가 함께한 첫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가 시발점이 돼 더 이상 봇물처럼 방법 제시에만 급급하지 않고 현재 각 기관에서 제시하고 있는 해결 방법의 장단점을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효정 기자
wjdgywjd666@naver.com
정효정 기자 / wjdgywjd666@naver.com입력 : 2012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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