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 주말 혹한의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시민의모임천우회와 김천늘푸른학교가 주관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최근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과 관련한 각종 사고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사회적 위기감과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여기저기서 끊이질 않는 급박한 상황에서 누군가가 앞장서야 할 당연한 행사였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무기력해진 학교에서는 더 이상 손을 쓸 수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런 일들의 총체적인 문제점들을 학부모들과 사회에서 더 이상 학교 측에만 모든 것을 믿고 맡길 상황이 아님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어쩌다가 교육현장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
필자가 김천늘푸른학교를 13년째 운영해오면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은 우리지역 중·고등학생 중 학교폭력과 왕따, 학교생활부적응 등의 사유로 학교를 자퇴하거나 중도에 그만두고 찾아온 청소년들이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40명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이들 중 검정고시 시험에 응시해 중·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취득한 청소년은 불과 26명뿐이며 나머지 114명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들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오늘날 공교육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공부 잘하는 학생위주 교육과 학업성적 서열의 틀이다. 이것이 변화되지 않는 한 학교를 이탈하는 학생들과 학교폭력 근절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직업의 수도 수천수만 가지로 다양해지고 있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는 한정되어 있다. 요즘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와 폭력의 문제가 여기에 있다고 하면 어불성설(語不成說)일까?
이런 현상의 총체적인 문제는 바로 교육의 머리와 몸통만 살찌웠을 뿐 청소년들의 뜨거운 가슴을 채워주는 프로그램의 부재로 다양한 DNA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대안은 정말 없는 것일까. 대안은 분명히 있다. 그중 하나가 대안학교이다. 대안학교에서는 비록 공부는 잘 못해도 자신만의 다양한 잠재력과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교과들을 학습하고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학습과 진로를 열어 가도록 이끌어주는 학교인데 교육당국은 언제까지 애써 외면할 것인가!
이제 학교와 사회는 교육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학교교육 제도와 환경의 변화 그리고 개방의 요구에 과감하게 동참해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집회결의문에서도 그 내용들을 포괄적으로 함축했다.
첫째, 학교와 사회는 청소년들이 건전한 꿈과 희망을 키워갈 수 있도록 생명존중과 인간 존엄성교육을 강화 하여야 하며 특히 올바른 역사교육을 통하여 일진회라는 친일단체를 올바로 알게 하고 폭력조직 문화를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둘째, 학교와 사회는 인륜과 도덕성을 회복하는데 힘써야 하며 건전한 정신과 생각을 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해 나가야 한다. 폭력으로 학교를 떠난 청소년과 그 가족들에 대한 책임의식을 공감하고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학교와 사회는 그동안 학교의 소극적 대응과 사회적 무관심에서 악화되었음을 자각하고 앞으로는 단한명의 청소년이라도 폭력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활동과 예방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끝으로 청소년보호단체와 관련기관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가지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진정으로 그들의 고민과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인력만 투입하고 전시행정은 하고 있지는 않은지, 총체적인 문제점들을 분석만하고 행동들은 옮기고 있지는 않은지 시민들은 지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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