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4-18 14:05:2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OLD
뉴스 > 수필

살며생각하며 - 싸가지 없는 며느리

한지영(위량초등학교 보건교사)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2년 05월 10일
“어머님! 다치셨다면서요. 좀 어떠셔요? 왜 아무 말씀도 안 하셨어요?”
“우예 알았노. 너거 놀랄까봐 말 안했지. 말 한다고 어디 빨리 낫더나. 걱정만 하지. 괜찮데이.”
두릅을 캐러 산에 가셨던 시어머님께서 미끄러져 발목을 다치셨는데 계속 움직이셨나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더 심해져 병원에 가셨는데 뼈에 실금이 생겨 결국 깁스를 하셨다고 합니다.

딸이 셋이나 되고 아들도 하나 있고 게다가 간호사 출신 며느리도 있는데 걱정할까봐 연락을 안 하신 것입니다. 다음 주에 시댁 행사가 있어 큰시누와 통화를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안부전화를 드릴 때마다 별 일 없냐는 제 말에 아무 일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런 줄 알았는데 깁스를 해서 거동이 불편하신지 벌써 보름이나 지났습니다. 멀리 있다는 이유로 자주 찾아뵙지 않고 전화만 하니 이런 일이 발생하고 만 것입니다.
20년 전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얼마나 말이 없는지 무뚝뚝하기 대회에 나가면 분명 1등하고도 남을 마산 남자였습니다. 저도 경상도 여자이니 그 말없음이 진솔하게 다가왔습니다. 콩깍지가 씌었었나봅니다. 진국 같다는 친정 부모님의 말씀에 결혼 결심을 했습니다. 첫인사를 갔던 날 싱그러운 바다내음을 한가득 안으신 분이 반가이 맞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니, 며느리의 인연을 맺어 한식구가 되었습니다.

시어머님께서는 당신 배 아파 낳은 딸자식보다 외며느리인 저를 더 많이 아껴주고 더 많이 챙겨주며 무조건 주기만 하셨습니다. 무뚝뚝한 남편과 성격이 맞지 않아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시어머님 가슴에 못 박는 일이 될까 두려워 그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아서 당신 마음을 편하게 해드려야지 그렇게 다짐하며 살아온 날들입니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그렇게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일만 하셔도 이제껏 단 한 번도 아프신 적 없던 분이셨는데 그만 발목을 다치고 말았습니다. 혼자 생활하시기에 식사 준비며 화장실 가는 것이며 병원 다니기도 힘드셨을 텐데 직장 생활하는 며느리 마음 쓰이게 한다고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소식 듣고 당장이라도 달려가야 하는데 내일 또 출근을 해야 하니 “괜찮다”는 말씀에 주말을 기다리고 맙니다. 깁스를 한 채 모든 걸 혼자 해결하셨을 당신을 생각하며 며느리로서의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안부전화 드리는 횟수도 자꾸만 줄어들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한답시고 편한 것만 찾고 있습니다. 언젠가 드라마에서 본 싸가지 없는 며느리가 생각나서 얼굴이 화끈거려옵니다. 부모님의 자식 사랑은 이렇게 끝이 없는데 자식으로서의 도리는 순간순간 멈춰 버리려고 합니다.

주말엔 당신 좋아하시는 팥도너츠랑 생강과자 사서 다녀와야겠습니다. 그리고 다친 거 이야기 안 해주셔서 싸가지 없는 며느리 되어 많이 삐쳤다고 제 마음 꼭 알리고 오겠습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2년 05월 10일
- Copyrights ⓒ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국민의힘 김천 배낙호 김천시장 후보 단수추천, 도의원 최병근·이우청·조용진 후보 공천 확정..
한국지역신문협회, 제9회 지구촌 희망펜상 수상자 선정 4월 17일 시상식..
김천시 통합관제센터, 일주일 사이 음주운전 3건 검거 기여..
배낙호 김천시장 예비후보, 지역사회·교육계 잇단 소통 행보..
˝봄밤, 선율에 물들다˝... 김천 안산공원, 경주서 온 `소울일렉밴드` 버스킹 공연..
경북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키겠습니다..
율곡도서관, 소설가 김애란 초청 강연회 성료..
김천의료원, 책임의료기관 통합사업 ‘제1차 원외대표협의체’ 회의 개최..
경북보건대학교 70년을 빛낸 사람들, 여섯번째 이야기 – 최수경 동문..
경북보건대 이성우 동문, 간호사에서 항공 승무원으로…전공 기반 진로 확장 눈길..
기획기사
김천시가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삶을 지키고 다시 일어설 힘을 보태는 ‘복지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단순히 지원금을 지급하는 일차원.. 
2026년 김천시는 다양한 색채로 표현되는 도시 브랜드 축제를 선보이며 전국 단위 관광 거점 도시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체 탐방
김천시(시장 배낙호)는 10월 이달의 기업으로 다다마㈜(대표 박성락)를 선정하고 지난 22일 김천시청에서 선정패 전달식과 회사기 게양식.. 
김천신문 / 주소 : 경북 김천시 충효길 91 2층 / 발행·편집인 : 이길용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숙 / Mail : kimcheon@daum.net / Tel : 054)433-4433 / Fax : 054)433-200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67 / 등록일 : 2011.01.20 / 제호 : 김천신문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26,844
오늘 방문자 수 : 30,269
총 방문자 수 : 111,233,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