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5-08 06:29:3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OLD
뉴스 > 종합

운곡초 전원에서 우정으로 맺은 열매가 대상


최도철 기자 / che7844@hanmail.net입력 : 2012년 06월 26일
ⓒ i김천신문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가 소년 한국일보․삼성화재와 함께 마련한 제14회 전국 초․중학생 백일장(후원 교육과학기술부․보건복지부․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김천시에 있는 운곡초등학교가 작품을 출품하여 산문 부문 대상(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번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6학년 박미나(사진) 학생은 평소에도 같은 반 장애우 학생을 꾸준히 돌보아 주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쓴 것이 대상이라는 열매로 맺어진 것이다.

운곡초등학교(교장 권오균)는 재학생이 32명인 작은 학교이지만, 장애인을 위한 편의 시설 확보는 물론, 제32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본교 교직원, 학생 및 학부모에게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하는 등 장애 인식 개선 지도에 꾸준히 힘써 왔다.

권오균 교장은 “이런 성과는 전원학교의 운영으로 학생들의 전인적인 교육에 힘을 쓴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성과로 인해 농어촌 지역의 작은 학교도 전국적인 행사에서 훌륭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지게 된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산문]할미꽃 내 친구==
-김천시 운곡초등학교 6학년 1반 박미나-

“진규야 학교가자”
아침마다 진규와 함께 학교가기위해 진규 집 앞에서 기다립니다.

나와 진규가 함께하는 우리 동네는 뒤에는 산이고 앞에는 논과 밭이 펼쳐진 시골입니다. 작은 집, 작은 마을, 작은 학교 모두가 작은 곳입니다. 이 작은 곳에서 진규와 난 태어날 때부터 6학년이 된 지금까지 특별한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진규와 함께 학교가는 논둑길가에 할미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 할미꽃은 늘 나에게 수줍게 인사하고 말이없는 진규와 참 많이 닮았습니다. 할미꽃을 닮은 진규의 모습은 아주 오래전 기억에서 시작합니다.

어느 여름날 자전거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진규가 넘어져 울고 있을 때 내가 달래주는 말에 금방 울음을 그치고 수줍은 듯 웃음을 띄우는 진규의 모습이 늘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피어있는 할미꽃을 참 많이 닮았습니다.

할미꽃 내 친구 진규는 정신지체입니다. 혼자서 생활하기에는 조금 부족해 도움이 필요한 어린 아이와 같습니다. 이런 진규의 어머니는 중국 조선족이십니다. 가끔 진규의 집에 놀러가면 중국말도 가르쳐 주시고, 맛있는 중국 음식도 만들어 주십니다. 그래서 진규집에 놀러가는 것이 참 좋습니다.

작년에는 진규네가 다문화 가정이라 다문화 체험학습에 도우미로 가서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진규의 어머니께서 칭찬도 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진규를 도와 줄 때에도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진규가 할 수 있는 것은 도와주면 안됩니다. 왜냐면 진규가 그 만큼을 익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진규가 내 친구여서 좋은 점은 참 많습니다. 6년동안 한반에서 생활한 진규는 우리반의 활력소입니다. 가끔 울기도 하지만 늘 밝은 모습으로 아이같이 인사하고 뛰어노는 진규랑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그리고 진규는 영어, 한자 박사입니다.

우리반에서 가장 영어 단어를 많이 알고, 한자도 제일 많이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진규는 정신지체이지만 특별한 재능이 있는 아이라고 했습니다. 영어시간 모르는 단어는 진규에게 물어보면 모두 가르쳐 줍니다. 사실 내가 진규의 도우미 역할을 하지만 영어와 한자를 잘 하지 못하는 나는 진규에게 도움을 받을 때가 더 많습니다.

이제 곧 졸업을 앞둔 지금 진규에 대한 걱정이 있습니다. 작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지낸 진규가 시내의 큰 중학교로 올라가면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진규의 장애를 가지고 아이들이 차별하거나 불쌍하게 바라볼까 걱정입니다.
‘진규는 보통 사람보다 조금 불편할 뿐인데’내 친구 진규는 절대 바보가 아닙니다. 누구보다 큰 재능을 가진 아이입니다. 진규는 할미꽃입니다.

활짝 핀 할미꽃은 어떤 꽃보다 예쁜 꽃입니다.잠시 고개를 숙이고 예쁘게 필 시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진규는 지금은 아주 어린 아이와 같지만 주변 친구들의 사랑과 도움이 조금만 있으면 그 어떠한 꽃보다 아름답게 필 할미꽃입니다.

작은 학교에서 6년간 함께한 지금 진규는 내가 도움을 주는 아이가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입니다.

“할미꽃 위진규. 6년 아니 12년간 함께한 우리 우정 잊지마. 진규의 기억력은 최고니까 절대 잊지 않겠지. 나도 진규와의 추억을 늘 간직할게.”작은 마을, 학교에서 시작한 우리의 우정이 더 큰 세상에서도 빛나기를 바랍니다.

진규가 나와 같이 있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할미꽃 위진규 최고!”
최도철 기자 / che7844@hanmail.net입력 : 2012년 06월 26일
- Copyrights ⓒ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천시, 2025년 주요 현안 정책간담회 개최..
제3회 신바람 행복콘서트 개최..
박성만 경북도의장, `억대 뇌물 혐의` 구속..
봄밤을 수놓는 선율의 향연..
‘제63회 경북도민체전’, 9일 김천에서 화려한 개막..
송언석 김천시 당협위원장, 당정 정책간담회 성료!..
김천소방서, 소방행정자문단 위촉 및 간담회 개최..
김천시 의정동우회, 배낙호 김천시장 예방 시정 발전과 상호 협력 당부..
조마면, 산불감시원 집체교육 및 간담회 실시..
증산면 주민 박희범, 후원물품 전달..
기획기사
김천시는 매년 차별화된 주거복지 정책을 선보이며,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2025년에도 저출생 문제 해소와 시.. 
2024년 여름, 김천시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봉산면에는 시간당 8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 
업체 탐방
안경이 시력 교정의 기능을 넘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그 역할이 변화해가는 트랜드에 발맞춰 글로벌 아이웨어(eyewear)시장에 도전.. 
김천시 감문농공단지에 위치한 차량용 케미컬 제품(부동액, 요소수 등)생산 업체인 ㈜유니켐이 이달(8월)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선정패 .. 
김천신문 / 주소 : 경북 김천시 충효길 91 2층 / 발행·편집인 : 이길용 / 편집국장 : 김희섭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숙 / Mail : kimcheon@daum.net / Tel : 054)433-4433 / Fax : 054)433-200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67 / 등록일 : 2011.01.20 / 제호 : I김천신문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38,537
오늘 방문자 수 : 8,523
총 방문자 수 : 98,047,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