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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인간이 벗어야 할 허물, 허례허식

최동조(대곡동)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3년 01월 21일
인사이동이 많은 연초는 더욱 부산한 때이다.
한자리에 사람이 나들다보니 이임식, 취임식, 퇴임식이 자연스레 행해진다.
보내고 맞이하는 입장에서 최소한의 예의는 맞지만 사회적비용면에서 간소화는 필수다.

인사(人事)를 단행할 때 하마평(下馬評)을 자주 언급한다.
하마평의 어원은 예전에 관리가 말에서 내려 관청에 들어가면 관리를 태우고 온 마부들이 상전에 대해 이러저러한 평을 했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다.

고위직 내정자에 대한 매체의 단골메뉴는 이렇다.
‘외유내강 형으로 업무추진이 뛰어나고 주위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을 받고 있다’
‘외유내강 형으로 실력파란 평을 받고 있다’
이 멘트는 은근히 이런 사람이 출세할 것이라는 사회분위기를 조장한다.
그래서 ‘내유외강 형과 강한 리더십은 한물갔구나’라는 쓸데없지만 유머러스한 생각을 하게 된다.
두성품은 장단점을 가진 바, 장점을 잘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인사는 허례허식이 빚어낸 결과가 아닌 인사책임자와 내정자의 소신에서 비롯돼야 함이 옳다.

사람은 하마평을 너무 두려워한다.
대개 소신보다는 다수의 의견에 묻어가길 원하며 우두머리가 “OK"하면 무조건 OK다.
외유내강 형이 주류를 이루고 단점을 보완하지 못한 조직의 단면이 아닌가싶다.
보신(保身)에 급급하면 운신(運身)의 폭이 좁아지는 법이다.

남들에게 비춰질 것을 의식하고 마음이나 정성이 없이 겉으로만 번드르르하게 꾸미는 허례허식을 버려야한다.
식생활에서 음식물쓰레기가 많이 생기는 이유도 허례허식의 결과다.
우리가 이어온 관혼상제의식도 사리사욕과 과시욕으로 얼룩져있다.
자신과 가문의 평판을 위해 행사규모나 참석자의 수준을 중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혼례는 기둥뿌리 뽑는 주범이 돼버린 지 오래다.
돈 봉투의 액수가 계량화되지 않은 것에서 서로의 의가 상하는 것도 부지기수다.
우리가 두루 뭉실하게 만든 보이지 않는 약속의 결과다.
단칸방에서 시작해 방두 칸 전셋집으로 이사하고 살림살이 늘려가는 맛, 내 집 마련 후 주인눈치볼일 없어 너무 좋아서 울었다는 이야기가 정겹게 느껴진다.

썩 내키지 않으면서 사회분위기를 보고 따라야 하는 게 옳은 문화라 할 수 있을까?

계사년이다.
뱀이 허물을 벗듯이 사람도 쓸데없는 것에서 탈피해야 한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3년 0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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