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i김천신문 |
그녀가 내게 시집온 지도 십오 년이 넘었다 하얗게 곱던 피부 누렇게 변했고 잘 돌아가던 허리는 디스크로 움직일 때마다 신음소리를 낸다 기침할 때마다 요실금으로 아랫도리를 적시는 여자를 나는 안쓰럽게 바라본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녀의 마음은 한결같다 나에게 한 번도 비누거품 같은 거짓이나 감쪽같이 속인 것도 한 가지 비밀도 없이 마음속을 훤히 보이며 내게 모든 것을 다 털어 놓는다 나는 그의 불평과 잔소리를 들으며 세상의 온갖 악취와 때 묻은 옷가지들을 훌러덩 벗어던져 알몸으로 남겨두고 깨끗한 물로 씻으며 정화의식을 치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