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타계한 그룹 울랄라세션 리더 임윤택이 방송에서 항암제 부작용으로 몸에 털이 다 빠져 콧속으로 먼지가 들어가는 고통을 참기가 어려웠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 가끔씩 튀어나오는 코털이 귀찮기도 했었는데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최고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었다니 우리 몸 작은 어느 한부분이라도 다 쓸모가 있구나 하는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
장시간 산행을 하면서 온 몸이 지쳐갈 때 배낭 속을 뒤지다 발견한 사탕 한 알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비스킷이나 빵은 물이 있어야 먹을 수 있고 다른 주전부리도 행여 짐이 될까 감히 챙기기가 힘든데 평상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사탕은 그저 작은 놈 하나만이라도 다시금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해준다. 이렇듯 세상과 내 주위에는 가끔 잊어버리지만 꼭 필요한 소중한 것들이 너무 많다. 세상 사람들은 그러한 소중함에 대해 의외로 많이들 공감하고 함께 나누며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이태형 작가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좋은생각, 2012년)에서 혜민 스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 내 자신에게 그리고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하는 삶이 두말 할 것도 없이 가장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현실적이지만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대답이다. 김난도 교수는 인생시계를 보면서 “그래 너무 늦은 것도 없어, 너무 이른 때도 없지. 오늘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야. 카르페디엠”이라고 말하고 있다. 긴 인생시계를 통해 오늘 이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그 무엇을 해도 충분한 시간이라고 격려하고 있다. 이렇듯 현재를 소중히 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된다.
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는 “잘 살다가 죽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 가면서 사는 것, 내가 나에게 나눌 수 있고, 나에게 배려할 수 있고, 나를 정말 사랑하는데 소홀하지 않는다면 정말 잘사는 것이지요.”라고 소중함을 자기 스스로에게서 찾고 있기도 하다. 한비야 구호팀장 역시 “후회 없는 삶은 자기가 정말하고 싶었던 것을 마침내 하고야 마는 삶이다.”라고 당신 삶에서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다.
버디 드실바와 류 부라운이 작사한 브로드웨이 뮤직컬 ‘굿 뉴스’에 나오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은 공짜다.’ 라는 히트곡(1927년)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 격언은 행복은 값비싼 재물이 아니라 간단한 즐거움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보름달이나 불타는 석양, 향기로운 봄꽃들 그리고 겨울에 내리는 눈처럼 돈들이지 않고 감상할 수 있는 것들로부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술가이자 교육자로서 장애인의 대한 미국인의 시각을 바꾸어놓았던 헬렌켈러(1880~1968)는 이 노래와 그 속에 담긴 소박한 철학을 아주 좋아했다. 행복에 대한 그녀의 견해는 “아무리 바보 같거나 비열한 사람일지라도 혹은 아무리 현명한 사람일 지라도 자기는 절대적으로 행복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행복은 자기만족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를 성실히 추구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진정으로 행복을 소중히 여긴다면 그 보배는 우리 마음속에 있으니 떠돌아다니는 자는 바보다. 이 세상이 줄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행복은 우리 자신에게서 정든 오두막인 우리 가정에서 찾아야 한다”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녀 역시 인생의 소중함을 가까운 곳에서부터 지금부터 찾아야한다고 세상 사람들에게 외치고 있다. 아팠기에 건강의 소중함을, 혼자였기에 진정한 가족의 소중함을, 실연 당했기에 진정한 사랑의 소중함을, 멀어졌기에 세상 사람들의 따스한 손길에 소중함을 느껴보는 그런 소중한 날이 그날이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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