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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3- 내 고향 김천을 노래하다

이승하(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권숙월 기자 / siinsw@hanmail.net입력 : 2013년 08월 24일
ⓒ i김천신문
김천 우시장 탁배기 맛

이전 맛 같지 않구마
소 팔러 우시장에 나온 아부지를 따라와
승하야 니도 한잔 묵거라
뜨물 같은 탁배기 한두 잔 얻어 마시던
그 술맛은 어데로 가삐릿는지
씹다 더 달싹해졌는데 더 씹다

어무이 치료비 마련할라꼬
큰맘 묵고 끌고 나온 한우 암소
하이고 나 원 참
200만 원도 안 준대여
또 소값 파동이래여?
쇠고기, 비육우 무데기로 수입한 탓이래여?
이번엔 한미FTA 때문이라네

내도 우루과이라운드 폭락 때 죽은
뒷집 박씨 아저씨처럼
솔랑은 이 우시장에 두고 가까
우시장에 소 내삐리고 와
농약 묵고 탁 죽어삐리까

소야, 니는 죽어 괴기 될 자격이 없고
내는 살아 소 키울 자격이 없다 칸다
소야, 내 손으로 널 잡아먹긴 싫었는데
내가 널 백지 델꼬 왔다

에라이 속이 씨려 속 달랠라꼬
마시는 술맛이 왜 이 모양이고
움메에 우는 소 눈을 쳐다보며
우시장 한 켠에 앉아서 마시는 탁배기

<시작 메모>
1905년 경부선 철도가 부설되면서 김천의 상권에 매료된 일본인들이 대거 김천에 정착하게 된다. 김천이 가진 지리적 장점과 우월한 교통망을 주목한 결과였다. 이때부터 김천우시장도 전국 최대 규모로 형성돼 번성기를 누렸으며 도축업과 우피(牛皮) 산업의 발달로 이어졌다. 일제강점기에는 김천에 조선피혁(주)이 설립되어 김기진이라는 우피 거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미FTA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축산 농가는 한때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한우파동이 밀려와 여러 목숨을 거둬갔던 1984년 우루과이라운드 폭락의 악몽이 되살아났던 것이다.
직지천변에 있던 옛 우시장은 1991년 외곽지대인 양천동에 새로 4,000평 규모의 터를 마련해 김천가축시장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요즘도 이곳에선 닷새마다 5일장(5, 10일)이 열린다. 새벽 네다섯 시가 되면 다른 도시에서 올라온 소장수들의 흥정 소리로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는데, 눈치를 살피던 이들도 결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 7시쯤엔 절정에 이르고, 8~9시쯤이면 슬슬 파장 분위기가 된다. 김천우시장의 활기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해본다.
ⓒ i김천신문
권숙월 기자 / siinsw@hanmail.net입력 : 2013년 0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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