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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던 폭염도 거짓처럼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가을이 성큼 자리하는 추석도 내일모레로 다가온다. 이번 한가위도 둥근 달처럼 이웃과 친척들이 모여 즐겁고 화목하고 건강한 만남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주둥개산의 일화를 소개하고 싶다. 인간의 특징은 다른 동물과 달리 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간을 호모 로쿠엔스(언어적 인간)라 칭한다. 말을 한다는 것이 짐승과 다르지마는 한편으론 말을 가짐으로 인해 많은 말의 폐해와 상처를 품고 사는 것도 사실이다. 일류가 태초에 말을 소통한 이후로 조상들은 말이 주는 부정적인 면도 간과하지 않고 속담이나 잠언 경구로 말에 경계를 많이 하고 있다. 말의 공은 많지만 과도 많아서 말조심하고, 말을 적게 하고, 생각해서 하고, 긍정적이고 선한 말을 하기를 바라고 있음을 본다. “말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 (칼라일)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속담)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 온전한 사람이다” (신약성경) “양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위에 이롭다” (공자) 문화가 발달하면서 언어도 변천하고 말로 인한 폐해도 동과 서는 물론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경계를 하곤 하지만 인간의 세치 혀는 끊임없이 입을 열어 말을 쏟아내고 있어 언제 잘못된 말이 상대방에게 화살이 되고 칼이 될지 알 수가 없다. 말을 삼가라는 일화로 지금도 가까운 예천의 말무덤(言塚)공원이 후손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말무덤 공원의 전해오는 일화에 의하면 500여 년 전 경북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한대마을)는 항상 시끄럽고 어수선하여 이웃 간에 갈등과 싸움이 거치지를 않았다. 바로 동네 이웃 간의 헛소문과 비방, 남의 험담 등 유언비어가 난무하여 온 마을에 갈등과 싸움의 원인이 되었다. 이 사실을 들은 한 나그네가 동네를 지나다가 말하기를 이 동네는 마을을 둘러싼 산이 마치 개가 짖는 형상이어서 늘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가 버렸다. (지금 전해오는 산 이름도 주둥개산으로 개가 짖는 형상을 닮았다) 이를 들은 주민들은 개 이빨 모양의 산에다가 바위를 세우고 그때 싸움의 발단이 된 말들을 각기 사발에다 뱉아 주둥개산에 다 묻었다. 그 이후 이 동네는 이웃 간에 싸움이 사라지고 온 동네가 갈등 없이 정답게 살 수 있었다. 지금도 5미터 가량 되는 묘가 전해오고 있는데 이 무덤을 言塚(언총)으로 불리고 있다.” 이 예천 말무덤 일화를 통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말의 엄중함과 말을 사용함에 신중한 자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산지형을 이용하여 양밥을 한 후 동네가 조용해지고 화목해진 것은 서로 반성하고 마음을 비운 탓이라 여겨진다. 요즘 우리의 정치권에 오가는 폭언과 비어들 또 개인적으로 혹은 공동체에서 오가는 유언비어와 막말은 추석, 한가위 달에게 다 던져 버리고 마음을 비워보자. 이웃의 화목을 위해 조상들이 슬기를 동원하여 정겨운 마을을 이루는데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를 새삼 깨달으면서. 즐거운 추석을 맞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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