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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묘지기행(24)

조마면 새말 진사 정일(鄭鎰)의 묘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3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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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마면 장암1리로 속하는 장바우마을을 지나 장암교 다리를 건너기 전에 모퉁이를 돌아 감천을 따라가다 보면 새말 또는 도암으로 불리는 장암2리가 용산 아래에 펼쳐져 있다. 용산은 풍수지리로 볼 때 승천하는 용의 형세라하여 명산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머리에 해당하는 지점에 부부정려각의 주인공인 진사 정일(鄭鎰)의 묘가 자리잡고 있다. 예부터 용의 머리라 하여 이름 붙여진 용바위(용암)가 구성면 송죽리, 광명리로부터 휘몰아쳐 내려오는 감천의 물길을 돌려세우면서 새말마을을 지켜주고 있으나 깊은 웅덩이를 형성해 예부터 용소(龍沼)라 하여 두려워했던 곳이기도 하다.

 묘소는 덕대산으로부터 분기한 용산(龍山)을 주산으로 하고 감천 건너편에 있는 연만산을 안산(案山), 용산으로부터 이어진 손목골과 분목골, 부송골, 장암대로 이어지는 얕은 능선을 좌청룡, 오른편의 용바위를 우백호로 삼았다. 묘소가 감천 냇가와 지나치리만큼 근접해있고 일반적인 풍수에서 말하는 청용과 백호가 다소 짧은 것이 흠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용과 물의 상관관계에서 본다면 후손들의 발복을 바라는 깊은 뜻이 반영되었으리라 짐작된다.

 정일은 영일정씨 사정공파로 정사신의 차남으로 상주 중동면 우물리에서 태어나 자를 경중(景重), 호를 송암(松岩)이라 했으며 일찍이 조마 장암으로 이거했다. 16세인 1572년(선조5년)에 진사시에 합격하고 부모상을 당하자 3년간 시묘살이를 하면서 효행과 학문이 알려져 각계로부터 천거되었으나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왜적이 마을로 들어오자 병환중 에 있던 남편 정일을 윤씨부인이 이불에 싸서 업고 감천변 용머리 부근으로 피난했다. 왜병이 추격하자 남편을 갈대밭에 숨기고 적을 유인하여 남편으로 멀어지게 한 후 감천에 투신 자결했고 뒤따라온 여종 막개(莫介)도 따라 죽었다.

 사로잡힌 정일은 왜병이 회유하려하자 “내 이 나라의 백성으로서 어찌 금수(禽獸)를 따르겠느냐”라고 호통 치며 반항하다 칼에 찔려 죽었다. 이때 정일의 나이 36세였다. 6일 후 다른 여종 계화(桂花)가 정일과 윤씨 부인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르고 주인의 세 살 된 외아들을 업고 외가인 예안으로 가 살면서 주인의 대를 잇게 했다.

 여이명(呂以鳴)은 1718년에 쓴 ‘금릉승람(金陵勝覽)’에서 “정일은 부친상을 당하여 죽을 마시며 3년간 시묘살이를 하며 상복을 벗지 않았고 모친상에도 한결 같았다.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잡히자 적을 꾸짖으며 저항하자 노하여 육신을 찢어 살해했다”라고 적었다.

 또 허목(許穆)의 제자로 조선후기 영남학파의 대학자인 이만부(李萬敷)는 “남편은 의(義)에 죽고 부인은 절(節)로서 죽었으며 종은 충절로서 주인을 따른 예는 일찍이 드물었다”라고 칭송했다. ‘조선환여승람(朝鮮環輿勝覽)’에도 “진사로 임진왜란에 몸을 던져 강직하고 굽히지 않아 순절하였다. 사람들이 삼강세가(三綱世家)라 하였다”고 기록했다.

 1635년(이조13년) 정일에게  사헌부 지평(持平)벼슬이 증직되고 정려가 내렸으며 1707년(숙종33년) 윤씨 부인에게도 정려가 내렸다. 원래의 정려각은 새말 마을 앞에 있었는데 감천이 범람해 수해를 입자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정려각 앞에는 두 개의 작은 비가 나란히 서 있는데 주인을 위해 따라죽은 여종 막개와 주인의 어린 아들을 키워 대를 잇게 한 계화의 비석이다. 반상(班常)의 구별이 엄격한 조선시대에 충절을 바친 노비를 위해 문중에서 비를 세워주었으니 세상은 바뀌었다고 하지만 그 마음만은 지극히 아름답다.
     <글/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송기동>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3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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