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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든 모르든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없는 과거가 있다. 하지만 그 자랑할 수 없는 과거를 인정 하는 것에 자긍심을 가질 때 사람에겐 미래가 보인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인간적인 체취에 대한 평가까지 인색할 필요는 없다. 세상 어디를 가나 된 사람을 재는 척도는 다르지 않다. 다른 나라에서 존경 받으면 우리나라에서도 존경 받을 수 있다. 오만과 편견, 그 무서운 병
된 사람이든 난 사람이든 때가 되면 속절없이 떠나야 한다. 이 실존적 상황 때문에 다른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너그러워 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넓고 깊은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 사람일수록 자신에 대해서는 잔인 할 정도로 엄격하다. 그들은 늘 겸손하다. 이것은 정치인에게 특히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그들은 국민이라는 절대권력 앞에서도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우는데 이미 이골이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다. 국민이라는 익명의 이름 뒤에 숨어서 싸우다 보니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은 남의 잘못이나 약점에 대해 얼마나 무섭게 대하는지 모른다. 앞선 역사를 거침없이 부정하고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사정없이 매도한다. 자신에겐 턱없이 관대 하면서 험한 말로 남에게 상처 주는 일을 자랑스레 생각한다. 그러니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되는 일도 없다. 물론 세상물정 모르는 젊은 시절에는 다들 기고만장 하는 법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실존적 한계를 느끼고 반성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면서 다들 발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권 사람들이 아직껏 자신들의 팍팍한 언동에 대해 반성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아니 그 심성이 더 강팍해지고 있다. 끝내는 염치도 부끄러움도 없다. 오만과 편견이 얼마나 큰 중병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이쯤해서 그들에게 몇 마디만 물어보자. 그대들이 그 자리에 머물 시간이 얼마나 남았다고 생각 하는가? 그대들은 지금까지 그대들 믿는 것 알고 있는 것에 관해 그대들이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 정말 알고 있으면서 믿는 것인지, 왜 믿는지 자신에게 집요하게 질문이라도 던져 봤는가? 칼 끝 같은 선악이나 진위의 잣대를 그대들이 하는 일에 그대로 도입해야 하는 이유를 그대들은 아는가? 그대들의 이름 무엇으로 기억될까
어떻게 보면 그대들이 우리 역사에 기여한 공로도 결코 적지 않다. 인간이 먼저 돼야 정치도 잘 할 수 있고 인간의 도리를 다 하지 못하면 필경 우스운 꼴을 당하고 만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생하게 재확인해 준 것만으로도 그대들의 역사적 소임은 충분히 다한 셈이다. 그래서 말인데 이제는 국민걱정 하지 말고 어디 안 보이는 곳에 가서 원 없이 싸워봐라. 그러나 싸우고 난 뒤 일시적 분칠을 통해 또 다시 국민을 현혹할 수 있으리라는 망상은 접어두기 바란다. 국민은 그대들처럼 망각의 병을 앓고 있지 않다. 참으로 된 사람이 그리운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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