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6-27 05:53:5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OLD
뉴스 > 종합

수필산책-선생님 사랑해요

정춘숙(수필가, 부곡동)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4년 07월 17일

ⓒ i김천신문
요즘처럼 아침에 눈을 떠는 것이 행복한 적이 있었을까? 눈을 감고 가만히 지난날의 도전들을 생각해 본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많이 행복해진다. 만사가 기분이 좋고 짜증도 나지 않으며 모든 일이 즐겁게 바뀌는 마법의 힘들이 생기는 것 같다.
뒤늦게 시작한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하던 그날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 긴 시간들이 지나고 이젠 맑은 날들이 내 곁에 다가왔다.

다문화 가정에 방문하여 엄마와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방문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생활의 여러 가지 문화와 풍습, 아이들의 학습 관리 등 이주여성들의 멘토가 되어 일하고 있다. 아이들의 똘망한 눈빛들이 나를 즐겁게 하는 힘이다. 어눌한 한국말을 하면서도 선생님 드시라며 과일을 깎아서 내놓는 엄마들의 수업 시간은 2시간이 지나면 목이 많이 아프다. 손짓, 발짓을 하며 소통을 하고 방문 횟수가 늘수록 그들과 친해지는 걸 보면 참으로 신기해진다.

언어 소통이 어려운 그들과의 공부시간은 더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시작한 초기에는 고민이 될 만큼 심했다. 대상자의 고민을 듣고 오면 꿈에서까지도 그 고민을 하고 있었던 적도 있었다. 초기에는 그런 문제들이 내 문제인 양 힘들어 했었다.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올바른 교육이 될 수 있다고 교육을 받았지만 현장에 가면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낯선 땅에 와서 생활한다는 게 얼마나 힘이 들지를 자신의 일인 양 감정이입을 하니 그런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물론 올바른 판단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때도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서 아닐 때도 많이 있다. 대상자들의 언니처럼 위로가 필요할 때도 있고 엄마처럼 대해줘야 하는 일들도 많다. 한국에서의 올바른 적응을 위해서 방문교사의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의 수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 일에 대한 행복감을 더해 준다. 독서 수업을 할 때 가만히 앉아 있지도 못하던 아이가 몇 달이 지나면 신기하게도 재미있어 한다. 가르친다는 것은 힘들지만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물이 마른 샘에 맑은 샘물을 가득 채워 넣는 일인 것 같다.

김천에서도 대형마트나 거리에서 이젠 다문화가족을 흔히 볼 수 있다. 다문화 가정도 650여 가구가 된다고 한다. 이젠 우리 생활 속에서 그들은 더 이상 신기한 외국 사람들이 아니다. 한국에서 당당히 자신들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국민인 셈이다. 간혹 불미스러운 일들도 일어나지만 모든 다문화 가정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결과만 가지고 판단을 내리기 전에 왜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지에 대한 원인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작년과는 다르게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처음의 긴장과 설렘이 동반된 수업에서 상대방의 마음이 보이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내 입모양을 따라가는 까만 눈동자의 움직임 속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 사랑해요 또 오세요” 하고 작은 입으로 말한다. 영양제보다도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말이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땀을 흠뻑 흘리고 난 뒤에도 행복해진다. 어디서 이렇게 행복한 일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피식, 웃음이 나온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4년 07월 17일
- Copyrights ⓒ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천소방서 김유빈 소방장, 100km 울트라 마라톤 완주로 ‘포기하지 않는 소방관 정신’ 실천..
배낙호 김천시장, 2025년 하반기 첫 승진의결 단행..
철도중심도로 도약! 중부내륙철도 개설 순항..
‘이승원 시즌 첫 골!’ 김천상무, FC안양 꺾고 홈 2연승 질주!..
배낙호 시장, 대신동 찾아 ‘소통과 공감’ 간담회 열어..
김천대학교 중장기 발전계획 ‘VISION 2030’ 선포식 개최..
국토부‘강소형 스마트도시 조성 사업’에 김천시 선정..
미래 드론 산업을 현실로! 김천시 드론 배송 시연 행사 개최..
미래를 위한 나눔, 함께 만든 기적..
김천녹색미래과학관 이용객 “130만 명 돌파” 상상의 나래를 현실로, 과학의 미래를 연다..
기획기사
김천시가 운영하는 김천녹색미래과학관이 2014년 개관 이래, 11년 만에 누적 이용객 130만 명을 돌파하면서 지역 대표 과학문화 기관.. 
김천시는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시민들의 환경 감수성을 높이고,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 도서.. 
업체 탐방
안경이 시력 교정의 기능을 넘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그 역할이 변화해가는 트랜드에 발맞춰 글로벌 아이웨어(eyewear)시장에 도전.. 
김천시 감문농공단지에 위치한 차량용 케미컬 제품(부동액, 요소수 등)생산 업체인 ㈜유니켐이 이달(8월)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선정패 .. 
김천신문 / 주소 : 경북 김천시 충효길 91 2층 / 발행·편집인 : 이길용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숙 / Mail : kimcheon@daum.net / Tel : 054)433-4433 / Fax : 054)433-200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67 / 등록일 : 2011.01.20 / 제호 : 김천신문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44,897
오늘 방문자 수 : 11,324
총 방문자 수 : 100,385,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