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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나 세라(buona sera), 교황님

김영민(한국YMCA전국연맹 협력사무처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4년 08월 17일
 
ⓒ i김천신문
   시사 주간지(시사-IN, 381호)의 표지 글입니다. 이탈리아어 저녁 인사 즉 영어로 하면 ‘굳 이브닝’이라는 뜻이랍니다. 또 이 말은 배경음악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영화 ‘대부’의 첫 장면에서 대부에게 간절하게 자신의 딸의 복수를 부탁하는 장의사의 이름을 말합니다. 

  그는 이탈리아 시칠리 지방 출신이었지만 미국으로 이민 후 성실하게 자기 일만을 하면서 살아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동향 출신의 마피아인 콜리오네 패밀리를 만날 일도 없었고 만나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기의 딸이 농락당하고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량배들에게 구타를 당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되자 비토에게 복수를 부탁합니다. 

  자 이제 그 장면을 떠올리십시오. 코니 콜레오네 가의 결혼식 파티 장, 우아한 복장의 신사, 숙녀, 고관대작들, 휘황찬란한 불빛과 술잔, 음악들…… 그러나 한쪽 방에서는 대부 앞에 꿇어 딸의 복수를 청하지만 ‘보나 세라’가 미국으로 건너오고 난 이후 모든 도움을 주었으나 인사도 옳게 오지 않았음과 무례한 부탁임에도 불구하고 동향 출신의 벗이기에 또 즐거운 말, 잔치 날의 풍습이기에 대부의 도움으로 복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 흘러간 한 편의 영화를 시작하는 영상, 대사와 그기에 조연의 이름을 가장 중심에 둔 주간지의 의도를 읽습니다. 신문으로 치자면 1면 톱기사로 다룬 이유를 생각합니다. 

  첫째는 보나 세라가 어려운 청을 하는 ‘날’의 의미입니다. 이탈리아 시칠리 지역 출신들로써 미국으로 이민 후 그는 대부(비토 콜리오네)와는 별로 가까이 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러나 무례하면서도 어쩌면 훗날 지금까지 선량하게 살았던 모습과는 달리 폭력배의 구덩이로 들어가는 위험이 있음과 농락당한 남의 가정에 경사스러운 날임에도 딸의 복수를 위해 살인을 부탁하는 간청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가장 큰 잔치 ‘광복절’과 ‘한국의 천주교회의 124좌의 복자, 복녀 시복식이 있는 경사스러운 날’에는 ‘시실리안들은 가족의 경조사에 참석해준 손님의 부탁은 웬만해선 거절하지 않는다’는 풍습을 빌어  거절하지 못할 청을 드린 것입니다.
  ‘이탈리아 한 가운데서 이탈리아 말을 하시는 사람들 가운데 계시니 이탈리아의 풍습을 따라 잔치의 날에 하는 우리의 청을 뿌리치지 마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드리는 것이지요. 

  둘째는 요청을 하는 사람의 이름이 보나 세라 아메리고(이 발음을 뭉개면 ‘미국을 믿는 바보, 혹은 애송이’란 말장난이 가능하다고 영화를 평하는 사람들은 말합니다-첫 대사는 “나는 미국을 믿습니다”로 시작합니다)입니다. 이 이름이 주는 모습을 생각하자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우리에게 ‘보나 세라’를 묻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농락당하고 찢긴 딸의 모습을 아프게 보는 아버지 보나 세라를 보여줍니다만 우리는 세월호로 인해 하늘로 보낸 꽃송이 보다 더 예쁜 ‘하늘의 천사보다 장한’ 아들 딸의 모습’을, 보낸 지 100일이 훨씬 지났지만 한 시간도 잊어본 적이 없는, 그래서 쥐어짜는 가슴으로 북받쳐 우는 어머니, 아버지가 그들이고 그들이 억울함을 눈물로 청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보았습니다. 교황성하께서는 하늘의 300여 천사들의 모습에 동감하고 법복에 노란 리본을 달고 전 국민이 상중이란 사실에 같이 하고 조의를 표해주시고 더 가까이서 그들을 만나려하시고 긴 행렬에서 본 보나 세라(유민이 아빠)의 편지를 받아 가슴에 담으시고 보나 세라(승현이 아빠)의 머리에 축복하시는 모습을…….
  그러나 그것에서 끝이 아니라 이제 우리 국민은 모두가 보나 세라 되어 조아립니다. 

  광화문 앞에서의 100만 군중이 교황님께 청하는 소리에 화합하시던, 아시아 청년대회에서, 꽃동네에서, 명동성당에서 말씀으로 아픔에 동참하시던 교황성하께서 ‘왜 이리도 억울하게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 내용과 진실을 알고자’하는 우리의 청을 받아드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마음으로 같이 해 주시며 가능하게 되도록 힘을 주실 것’을 빕니다.
  보나 세라의 청을 들어주소서. 교황님…….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4년 0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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