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는 경상북도가 주최하는 제 69주년 광복절 행사가 열렸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애국지사들을 위한 자리로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무대 위에 덩그러니 자리해 있는 두 애국지사의 얼굴은 물론 참석한 어르신들의 표정이 밝지않게 보인 것은 무엇때문일까.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관중석에 자리해 있는 어르신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는 “늘 해마다 이때면 하는 이런 행사가 무슨 소용인가 평상시에는 관심도 없다가…”, “딱딱한 식순에 따라 하는 행사가 아닌 우리가 즐거운 행사를 해야지” 이런 푸념들이 간간히 들렸다. 아마 참석한 어르신들의 표정이 밝지 않았던 건 비슷한 이유에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행사에 있어 어느 정도 갖춰야 할 것들은 있기 마련이다.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예를 갖추고 관련자들 시상 등 꼭 있어야 할 것은 있되 나이도 많은 어르신들의 체력적인 부분과 지루함을 배려해 다른 순서를 간소하게 한다면 좀 더 밝은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을까. 물론 행사 내내 어르신들이 지루해 하지는 않았다.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르며 만세삼창을 할 때에는 열기가 뜨겁기까지 했으며 경축공연이 이어지자 큰 박수를 연신 치며 화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행사를 진행해야할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답은 나온 것 같다. 이보다 진정한 문제는 단발성, 형식적 행사가 아닌 평상시에도 애국지사들의 희생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젊은이들과 미취학 아동을 비롯한 초등학생들에게 광복절과 이를 이루기 위해 희생한 애국지사들의 이야기를 물으면 남의 나라 일처럼 “잘 모르겠다”, “책에서 본 것 같기는 해요” 등의 대답을 듣기가 일쑤이다. 개탄스러운 일이지만 현실이 이렇다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생겨나기 위해 목숨 바친 이들에게 진정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한 감사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후세까지 계속 그 희생정신을 기억하며 감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아닐까? 사회를, 아니 다른 이들을 핀잔주기에 앞서 이날 취재를 마치고 나 자신부터 뒤돌아봤다. 내 아이에게 진정으로 광복에 대한 의미와 애국지사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음에 머리를 조아려 사죄하고 싶다. 정효정 기자 wjdgywjd6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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