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돕기 시즌이다. 추석과 설 바로 명절이면 시 자체적으로는 물론 시청 공무원들부터 각 단체, 개인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이웃에게 정성과 사랑이 담긴 물품과 성금을 전달하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정말 좋은 일이고 또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하기를 바라는 바이지만 고운 시선으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본다 해도 정말 아니라고 느껴지는 건 늘 혜택을 받는 이들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원이 중복되다보니 작년에 우연히 취재를 위해 방문하게 된 몇몇 기초생활 수급자의 집에는 장롱에 뜯지도 않은 이불이 그득했으며 봉사현장에서 만난 봉사자들은 “후원물품이 넘쳐나 썩혀버리는 집도 있다”며 지원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봉사자 이모씨는 “김장철이면 김장김치만 여기저기서 가져다주는 통에 버리는 것이 더 많다고 귀찮아하는 수혜자들도 있을 만큼 물품의 종류는 물론 기초생활 수급자에만 국한되는 지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여러 봉사단체에 몸담고 있으면서 봉사에 참여하면서 이 단체고 저단체고 늘 몇몇 곳은 겹치는 걸보면서 왜 이런가 하는 의문이 생겼었는데 보니 관계부서인 주민생활지원과와 읍면동에서 받는 지원대상자 자료가 비슷하기 때문이었다”며 “시에서야 지원을 하기위해서는 제도권 안에 있는 기초생활수급자와 같은 대상이어야 하겠지만 봉사단체에서 전달하는 물품까지 굳이 왜 어느 정도 지원을 받는 이들에게 해야 하는 건지 이유가 궁금하던 차에 들리는 말이 제도권 안에 있는 대상이어야 관계기관에서 서류상으로 증거를 남길 수 있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그런 것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참 기가 막혔다”며 사실유무를 궁금해 했다. 지원대상의 편중이 실적 올리기 때문일 것이란 봉사자의 추측이 아니라 믿고 싶다. 하지만 받는 이에게 처치곤란이 될 만큼 한쪽에 편중되는 것은 그 누가 보아도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 있지 않을까. 10년, 20년이 넘도록 찾지 않는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 부모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실질적으로는 소년소녀가장으로 살고 있지만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정말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제도권 안에서 도움을 주는 것은 규정 때문에 안된다하더라도 봉사단체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융통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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