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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김천신문 |
조선 중기 송강 정철이 쓴 시조“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를 보아서도 알 수 있듯이 이때만 해도 노인을 늙은이로 호칭했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노인 공경의 뜻이 담겨 있다.
경로당은 고려시대 사랑방으로부터 비롯됐다. 경제적 형편이 괜찮은 집 바깥채의 큰방 하나를 마을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도록 제공하면 노인들은 이곳에서 바둑, 장기, 독서 등을 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기로소’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나이 많은 문신들이 모여 잔치를 했다.
우리나라는 1890년 서울 용산 이태원 경로당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6만여 개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선시대 늙은이라 하던 것이 지금은 어르신, 경로당, 시니어, 실버 등 존경하는 호칭으로 바뀌었다.
필자가 35년간의 공직에서 퇴임하고 2009년 가메실경로당 회장을 맡으면서 김천시 예산지원을 받아 선공후사의 신념으로 경로당 발전을 위해 협소한 경로당 주변 환경정비는 물론 마당과 주차장을 만들었다. 2층에 회의실을 증축해 회원 교육, 주민의 회합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노인회 김천시지회로부터 모범경로당, 우수경로당 표창도 받았다.
경로당은 도시경로당, 아파트경로당, 농촌경로당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시설, 환경, 재정의 차이가 많다. 회원 구성원은 60대에서 80대로 세대 차이와 경력, 학력, 생활수준, 지식수준에 따라 경로당의 역할과 목적에 대해 동류(同類)감을 가지고 이해하고 협조를 받으면서 원활한 운영관리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공직에서 퇴임하고 경북대 명예학생으로 2년간 수업을 받은 후 수료했는데 당시 사회학과 교수께서는 “여러분들은 노후에 명예학생으로 잘 들어 왔다”고 하면서 “고령이 되더라도 경로당에는 가지 말라”고 했다. 몇몇 지인들은 “경로당 회장을 왜 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일부 사회지도층 인사들 중에도 “경로당은 할 일 없고 쓸모없는 늙은이들이 모여 노는 곳”이라고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삼가야 할 일이다.
또한 마을유지, 재력가, 명예·지위가 높은 노인들은 경로당이 집 가까이에 있어도 가입은커녕 방문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경로당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제안을 하자면 경로당은 장기, 바둑, 화투놀이, TV 시청, 신문 보기 등 단순한 여가선용의 장소가 아닌 100세 시대 노인의 지위향상을 위한 복지증진, 권익보장을 위한 장소가 돼야 한다는 것.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경로당 시설의 노후화와 낙후성을 개선하고 영세성을 탈피해 취미생활, 봉사활동, 체육, 조기청소, 서예, 게이트볼 등 운영의 활성화로 종래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활동과 생산적 활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노인일자리, 노인재능나눔, 노노교육, 노노케어 등에 적극 참여함으로 희망을 가지고 여생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지금 신노인문화와 새로운 학문으로 등장한 ‘웰다잉’ 준비교육에 참여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노인 문제는 어느 특정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 평생 가정은 물론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노인들에게 즐거움과 보람을 안겨드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