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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전긍긍 말고 한국 대표야식은 전(煎)으로

백승한(수필가․순천제일대 식생활과 교수)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4년 0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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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식은 건강학적 측면에서는 결코 권장할만한 식사형태는 아니다. 낮 동안 활동했던 우리 몸은 저녁이 되면 쉬어야하므로 자연스레 기초대사량이 낮아진다. 그래서 야식은 소화불량, 체중증가, 수분대사 이상으로 붓기까지 초래하여 건강생활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근로현장, 직업특성상 야간에 열리는 시장, 수많은 수험생들, 게다가 퇴근 후 친목과 우애를 다지는 자리 등등 어쩔 수 없이 밤을 낮 삼아 활동해야하는 국민들도 생각보다 많은 게 현실이다. 밤 새워 일하는 그대를 위한 영양간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다면 최대한 몸에 덜 부담을 주는 먹거리를 찾아보는 수밖에……. 

 우리 전통음식인 전(煎)을 추천하고 싶다. 사철 주변의 다양한 재료 활용이 가능하고 즉석 또는 간단히 준비할 수 있고, 적절한 기름기가 포만감과 함께 식욕도 자극하는 것이 맛과 내음과 질감이 고루 살아있는 조상의 슬기가 배어있는 음식이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서양의 튀김요리는 한결 같이 재료를 기름에 빠뜨려 느끼하기도 하거니와 열량도 만만치 않지만 우리의 전요리는 밀가루나 계란 등이 지짐판에 눌지 않을 정도로 소량의 기름 사용으로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하면 다양한 추억거리가 떠오른다. 명절음식하면 단연코 전이 우선이다. 생선전, 육전, 야채전 등 종류도 다양하거니와 명절 내내 반찬으로 간식으로 술안주로 요긴하게 쓰여진다. 

 비가 오면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따끈한 전이 생각난다. 전이 익어지는 소리가 빗소리와 비슷해서 정감이 있다고도 하나 비가 내리면 기온도 내려가고 습도도 높아지므로 이때 갓 지져낸 전이야말로 몸을 덥히고 위생적이기도 한 웰빙먹거리로서 손색이 없다. 농번기가 되면 새참으로 장떡이 제격이다. 밀가루에 된장과 고추장을 풀고 주변에 있는 푸성귀를 곁들이면 다른 찬류없어도 막걸리 한주전자가 금세 동이 난다. 참, 우리 고장에서 즐기는 배추전을 빠뜨릴 수 없다. 다른 전과는 달리 달짝지근한 맛에 수분까지 적당해 목도 메이지 않으니 반찬으로 간식으로 이보다 더할 전이 없다.  

 아마도 한국요리 중에 전처럼 다양한 재료 사용이 가능한 메뉴는 없을 것이다. 육류와 해산물의 살과 내장, 야채는 기본이고 미역, 매생이, 파래, 다시마 등 해조류 전에다 철 따라 피는 꽃으로도 전을 지졌는데 삼월삼짇날에는 진달래꽃으로 두견화전, 중양절에는 국화전을 해먹었고 장미꽃, 봉선화, 맨드라미 등도 원료로 사용한다. 인터넷을 보면 퓨전 전이라 하여 콩비지, 생선통조림, 편육, 치즈, 과일까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라면 모두가 사용 가능하다. 

 나름 야식을 정리해 본다. 소화가 용이해야 한다. 적은 양으로 포만감이 있어야 한다. 열량이 높지 않아야 한다. 간이 세지 않아 야간에 수분섭취를 줄여야 한다. 빨리 먹고 다시 업무로 복귀해야 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즉석에서 만들 수 있으면 더 좋다.

 특히 여름철이면 덥고 습도가 높아 입맛도 없어질뿐더러 음식도 상하기 쉽다. 지루한 장마,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 가정에서 야외에서 최근에는 전을 전문으로 하는 외식업소도 등장하여 반가울 따름이다. 호호 불며 전을 뜯어먹는 재미야말로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들에게 위생, 영양, 힐링적 측면에서 여름밤의 추억거리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야식이 갖추어야 할 대다수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전이야말로 한국 대표야식거리일 수밖에 없다. 전전긍긍하지 말고 전으로 야식 먹고 힘내서 슬픔과 분노와 허무에 쌓여 있는 대한민국을 힐링하는, 미약하지만 소중한 국민이길 바라본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4년 0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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