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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469075

-61년 만에 되찾은 형님의 군번
김창수(경북대 명예교수)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4년 10월 21일
ⓒ i김천신문
6․25전쟁 당시 형님(태수) 나이는 꽃다운 스무 살.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군(제주도훈련소)에 입대하였다. 

 9469075는 61년 만에 되찾은 형님의 군번이다. 2014년 6월 24일 김천시청 민원실 담당자에게 병적증명서를 발급받아 확인해보니 형님의 주소지는 경북 상주시 공성면 평천동 1014번지. 1953년 7월 25일 입영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부모님의 말씀에 의하면 그 형님은 상주중을 졸업하고 김천고 3년제 고급반 2학년에 편입해 160명 중 2등, 졸업반인 3학년 때 역시 1~2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 하였다. 서울대에 지원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입영해서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고 말았지만 그 당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는 것이 형님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같은 동네 형님 친구 김영화씨는 고려대를 나와 서울 신한은행(구 조흥은행) 고위직에서 은퇴하셨다. 형님도 그 당시 대학에 진학하였다면 훌륭한 공직자로서, 8남매 중 장남으로서 은퇴하여 남부럽지 않게 지내셨을 것이다. 나라에 봉사하면서 형제, 자매, 손자 손녀와 멋진 삶을 살고 우리와 함께 현충탑을 찾아 참배하였을 것이다.

 형님의 군번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은 우리 집안 김해김씨 언호공파 가계도(家系圖)와 가족도(家族圖)를 만들어 보고자 목표설정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목은 이색의 직계자손 이하복 선생 자서전 ‘왔다 사랑했다 그리고 갔다’를 읽은 적이 있다. 가계도와 가족도는 후손들에게 집안의 변천된 모습을 서책으로 남겨줌으로써 21세기 창조경제, 문화의 영향을 이어받아 가족문화가 중요하다는 정보를 후손들에게 남겨줌으로 집안의 문화와 기율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가족들의 충효(忠孝)교육에 다소나마 도움이 될 모습들을 문집으로 남기고 싶었던 것. 가정교육을 통하여 실천하고 삶의 질을 높여 주는 방법과 논리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증조, 고조, 조부모, 부모, 형제, 자매, 손자 손녀 등 가족의 출생, 사망, 묘지 등을 족보를 찾아서 등재하고 기록으로 남겨보자고 정리하는 중 태수 형님의 병영생활과 훈련 흔적을 알고 싶어 군번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부모님의 말씀에 의하면 형님은 병역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제주도훈련소로 갔다. 그러나 집을 나간 지 35일 만에 전사통지서 한 장으로 돌아왔으니 부모님의 심정이 어떠했으랴! 비록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슬픔과 고통 속에 너무도 힘든 날을 보내셨다. 

 그러나 부모님께서는 자식의 ‘죽음’이라는 두 글자 때문에 정신이 없어 국방부에서 권장하는 국가유공자등록을 하지 못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2014년도 6·25전쟁 64주년을 맞아 우리나라도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나라로 바뀌었기에 태수 형님의 넋을 위로해드리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이란 판단에 군번을 찾았다. 나머지는 국가의 몫이다. 

 61년 만에 되찾은 형님의 군번 9469075. 6·25 참전유공자 등록신청을 했으니 보훈청에서는 철저한 조사를 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4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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