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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 해를 보내면서

이우상(수필가, 한국문협 김천지부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4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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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한 해! 인간의 생각으로는 감히 상상을 뛰어넘은 엄청스런 2014년이여! 세월호 참사의 후유증이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전반에 걸쳐 철저히 발목을 묶어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다가 이제, 겨우 몇 줄기 햇살만 남아 서산마루에 걸려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는 즈음에 또 러시아 서베링해로부터 60명을 태운 우리나라 원양어선, 오룡호가 침몰했다는 비보가 온 국민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올해를 무슨 단어로 말해야 알맞은 표현이 될까?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상투적인 말들, 이를테면 다사다난(多事多難), 다사다단(多事多端), 다사다망(多事多忙)……정도로서는 도저히 미치지 못할 것 같다. 차라리 대사대난(大事大難)이라 표현하는 것이 그래도 조금은 어울릴 것 같은, 하늘이 놀라고 땅이 할 말을 잃은 금년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어디 그 뿐인가? 일류대학 교수, 국회의장 했던 분이 성추행을, 현직 검찰 수뇌가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군 장성이 음주를 하고 추태를 부리다가 망신을 당하여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다 받고 있으니 세상이 뒤숭숭하여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아!!! 여기가 정녕 해 뜨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 동방예의지국, 대한민국인가 싶다. 

어찌 금년 한 해를 잊을 수가 있겠는가? 세계의 그 많은 나라들, 그리고 그렇게 큰 나라들이 많은데, 절도 많고 교회도 많고, 성당도 어느 나라 못지않게 많은 우리나라에 어째 이런 일이 끊임없이 일어날 수 있겠느냐고 모두들 혀를 차고 있다. 그렇게도 넓은 세상에 하필이면 좁디좁은 우리나라를 택해서 일어나는 데는 아무래도 무슨 심상찮은 연유가 있어서 그렇다고 모두들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다.

도시, 농촌, 산촌, 어촌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스물 네 시간 휘황찬란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모텔이 독버섯처럼 많이 생겨서인가? 모두가 부질없는 생각들일 수밖에 없으리라.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제도 오늘도 동에서 뜬 해는 어김없이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우리는 하루 세끼 밥을 먹으면서 변하는 세월을 어쩔 수 없이 숙명적으로 맞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벽에는 댕그라니 달력 한 장만 외롭게 매달려 있다. 얼마를 지나면 싫든 좋든 묵은해는 가고 새해를 맞게 되어 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이 있다. 서로들 헤어지고 만나는 일을 수없이 겪어온 우리들이라 마치 관성의 법칙처럼 더러는 쓸쓸하고 덤덤하게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서 그러나 순수한 마음으로 나 자신을 저울대 위에 올려 놓아봤으면 싶다. 

이맘때가 되면 정치나 경제, 과학, 예술 같은 특별한 것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우리 소 서민들은 그저 진솔한 삶, 수수한 삶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그동안 내가 남에게 던진 돌의 개수를, 아니면 남의 가슴에 날려 보낸 화살의 개수를 헤아려 보고 그 무게를 가늠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본의 아니게 내가 던진 돌과 화살에 맞아 가슴 아파 했을 그들에게 사죄와 용서를 빌고 고마웠던 분들에게 감사의 안부를 전하는 일도 바로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해야 할 것 아닌가 싶다.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은 잘 보이는 법, 하지만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먼저 내 눈에 있는 들보부터 과감히 뽑아 버리는 일에 용감해야 할 것 같다. 그 동안 ‘죽일 놈, 살릴 놈’ 하면서 부질없이 목에 힘을 주던 일은 접고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주는 일에도 한 몫 했으면 한다. 차분한 마음으로 가는 해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을 일이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4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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