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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이리도 다르게 들릴까요. 멍멍, 컹컹, 껑껑, 왈왈, bowwow, arf, bark (영) bai, abbaio, bu, (이태리) 라며 개가 짓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뜻은 어이 이리도 비슷할까요.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지껄이는 당치않은 말을 욕하여 이르는 말(개소리. 우리말사전), nonsense, stupid,(영어 ’개소리‘를 표현하는 말: 의미 없는 어리석은), Tout ce qu'il dit n'a pas de sens(프랑스: 그 녀석이 하는 소리는 다 개소리다- 헛소리) 등 의미 없고 당치않게 어리석은 지껄임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짐승의 소리를, 이 짐승을 스스로 자처하거나 ‘너희들은 이 짐승과 마찬가지다’ 라는 말이 떠돕니다.
최근 언론에 떠도는 개 이야기입니다.
“대통령께 누(累)가 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사냥개가 됐다. 토사구팽의 사냥개가 돼 스스로 숨어 지내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제는 진돗개가 돼야겠다.”(중앙일보 2014.12. 02)
“신사동에 위치한 모 주점의 출입문을 촬영한 사진 한 장이 게시됐다. 사진에는 ‘출입금지. 개와 고양이 그리고 신현대 APT(아파트) 주민’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머니투데이 뉴스 2014.12.05)
또 다른 개 이야기로 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바바라 오코너)은 아빠도 사라지고, 당장 방조차 빼야하는 처지에 있는 열한 살 소녀가 ‘세상에서 가장 재기발랄한 집구하기 프로젝트’로 ‘개를 훔친 후 전단지를 발견하고 그 개를 데려다 주면서 사례비를 받아 그 돈으로 다시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식의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그래서 가족이란 무엇이며 시련이 닥칠 때 가장 중요하게 붙잡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역시 여기에서 나오는 개 또한 ‘개 값은 금값’이라는 지금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아마 2014년은 개 이야기로 마칠 것 같습니다.
스스로가 자신을 개로 비유하여 충직한 사냥개가 되겠다는 사람으로부터 시작해서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아파트 주민을 향해서 ‘개들’이라고 소리치는 모습 등 요즈음 우리들의 눈에 보이는 개의 모습은 별나기까지 합니다.
예로부터 개에 대한 우리의 모습은 충직함의 상징이고 튼실한 종이였으면서도 가장 값싼 육류를 제공하는 동네잔치상의 주 메뉴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사랑받는 가족의 하나이고 귀하게 대접을 받는 식구중의 하나이며 개고기를 먹는 것은 야만인이 하는 일이거나 그리 자랑스럽지 못한 음식문화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마당 한 귀퉁이에서 안방으로, 전담 병원, 의사, 미용시설, 각종 물품판매상점이 생겨 ‘최소한 여유 있는 사람들의 새로운 가치’로 개라는 품격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를 비유해서 하는 말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을 개로 비유한 사람은 ‘인간의 사고를 포기하고 먹이를 주는 주인의 말이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국정도, 국민도 농간할 수 있다는 소리’로 들리고 ‘사람을 죽게 만드는 아파트 단지의 사람은 개나 고양이처럼 인간이기를 포기한 짐승’ 이라는 말로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차 따르는 사람을 팽주라고 해. 팽이 세속에 잘 알려지기를 토사구팽의 팽인데, 끓인다의 팽, 차를 끓이는 사람을 팽주라고 해’(채널 A. 2014. 12. 02)한 사람은 토사구팽 당한 개의 모습처럼 한스러움을 표현한 듯합니다. 동물농장에 나오는 모습들은 한집안의 어린아이가 차지해야 할 몫을 개들이 당연하게 차지하는 듯한 모습이면서 한 주인을 위해서는 전 국민이 싫어하는 일들을 목숨을 걸고 하겠다는 말에 마땅히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 또는 해야 하는 말은 어떠해야하는지 알 수가 없게 만듭니다.
개와 싸우다가 이기면 ‘개보다 더한 X’, 지면 ‘개보다 못한 X’, 비기면 ‘개 같은 X’이라는 우스개가 자꾸만 생각나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