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금오(金烏)를 올라오는 해, 간밤에 황악(黃嶽)이 품은 불덩이일 것이다 해와 산이 하나라면 황악을 품은 불일 것이다 금오를 넘어온 불덩이에 혁신도시가 빛나더니 어미의 품같이 단내 나는 감천이 따뜻하다 울음을 빠뜨리며 강을 건너가는 새의 등도 춥지 않다 평화시장의 노점상도 금세 얼굴이 환해진다 1읍 14면 7동, 김천이 전부 환하다 자산 중턱에 집이 있던 청학이는 어디 있을까 성내동 기찻길 옆 옥배와 부곡동 외딴집 순애는 지금 뭘 할까 나은이는 열세 살 때까지 붕어빵을 팔았었다 자산은 늘 누운 소처럼 하고 있어도 성내와 부곡은 무상(無常)으로 돌아앉았다 그러나 그러나 직지(直指)가 저기 있는 한 무상도 하나 두렵지 않다 농소에서 메주를 쑤어 살아가는 외삼촌, 말없이 웃기만 하던 못난이 구성 이모, 코고무신 신고 고개 넘어 친정 다닌 개령 고모, 얼음공장을 했던 용두동 숙부와 어모로 돌아가 산이 된 아버지처럼 김천아, 김천의 사람들아, 나처럼 사랑도 여기서 시작했고 어디에 살았든 결국은 이곳으로 올 게 아닌가 솟아오르는 저 해는 필시 삼한(三韓)을 밝혔을 터, 경부를 오가는 대한(大韓)의 케이티엑스여, 해와 산이 하나여서 예나 지금이나 황악은 붉고 불끈 솟은 백두대간의 뿌리다 힘센 남정네인 양 내지르는 금빛 큰 산, 황악 의 노래, 김천의 노래, 우는 듯 웃는 듯 들려도 붉다, 우렁차다, 끝이 없다 |  | | ⓒ i김천신문 | |
김천고등학교, 경북대학교 문리과대학, 오사카대학 대학원 졸업.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학과 교수. 대구문학 신인상(시부문) 수상. 아시아일보 신춘문예(시부문) 당선. 이해조문학상 (시부문) 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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