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애라(51세) 시인이 2015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동시 ‘카메라 자물쇠’가 당선돼 아동문학가로도 활동할 수 있게 된 것. 카메라 살짝 누를 때마다 찰칵 찰칵 문 잠그는 소리가 납니다 네모난 화면 안에 꼼짝 없이 갇히는 풍경 봄을 묻힌 개나리 노오란 손톱도 가을을 내려놓는 노오란 은행나무도 겨울을 또 이기고 온 진달래 붉은 두 뺨도 찰칵 찰칵 그 안에 소복하게 갇히고 맙니다 엄마를 못 알아보시는 할아버지 흐린 눈동자와 그걸 바라보시는 엄마의 글썽대는 눈동자까지 찰칵 찰칵 아무것도 모르는 척 잠가버리고 맙니다 내 지문을 기억하는 카메라 자물쇠 2015년 1월 2일자 매일신문에 발표된 신춘문예 당선작 ‘카메라 자물쇠’ 전문이다. 심사를 맡은 하청호 아동문학가는 ‘참신한 발상과 삶에 밀착된 동심’ 제목의 심사평을 통해 “윤애라씨의 ‘카메라 자물쇠’는 우선 발상이 참신하고 눈높이가 동심에 맞춰져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찰칵 찰칵’과 같은 의성어를 반복적으로 활용해 청각적 이미지를 살린 것도 좋았다. 그리고 가벼운 스케치에 머무르기 쉬운 소재를 일상적 동심에만 머무르지 않고 삶의 현장까지 시선을 확장한 시도가 돋보였다. 둘째 연의 사물에 대한 사진 찍기가 셋째 연에서 ‘할아버지 흐린 눈동자와/ 그것을 바라보는/ 엄마의 글썽이는 눈동자까지/ 찰칵 찰칵’과 같은 표현이다. 이것은 어머니의 가슴 저린 회한의 모습과 서로 대비되어 결코 가볍지 않은 이미지를 구현한 것은 유의미한 시적 울림이었다. 그리고 함께 보내온 수 편의 작품이 모두 상당한 수준을 갖추고 있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데 신뢰를 갖게 했다. 당선을 축하하며 정진을 빈다.”  |  | | ⓒ i김천신문 |
윤애라 시인은 ‘벼랑에서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나비처럼’제목의 당선소감을 통해 그의 벅찬 마음을 펼쳐보였다.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이제야 어렴풋이 알겠습니다. 이미 어른이 되었는데 그래도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보다 큰 축복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비처럼 마음 놓고 날아보라고 벼랑에서 허공으로 제 등을 밀어주셨군요. 아이들을 향한 시선을 붙들고 살아가라는 이 행복한 숙제를 어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러나 제 사랑을 증명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지금부터 제 속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낡은 동심을 조심스레 꺼내어 햇볕도 쬐고 바람에도 말리며 살아가겠습니다. 아직 설익은 제 작품을 영광된 자리까지 올려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부산 출신의 윤애라 시인은 김천문화학교 시창작반 수강생으로 구성된 다움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지금까지 ‘시간에 걸린 가시’, ‘소박한 사치’, ‘부드러운 밀착’ 등 15권의 동인시집을 발간했다. 2004년 ‘자유문학’신인상 시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나온 윤애라 시인은 백수문학관 문학아카데미 시조반에서 수강하고 있으며 2012년 전국편지쓰기대회 금상, 2013년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차상 등을 차지한바 있다. 현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지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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