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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14년 2월 10일자 매일신문에 ‘모래밭 진주보다 햇빛 아래 다이아몬드를’ 이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정책을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
그 글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인재의 등용을 ‘창조적 마인드’로 해야 ‘창조과업’이 성공할 수 있다. 창조적인 인재는 ‘모래밭의 진주’처럼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햇빛 아래서 빛나는 다이아몬드’처럼 곳곳에 있다. 대통령의 면전에서 자기 소신을 용기 있게 펼칠 수 있는 사람, 대통령의 의중에 반하더라도 직언을 할 수 있는 기개가 있는 사람이야말로 다이아몬드가 아닐까? 예컨대 2010년도 세종시 수정안에 관하여 당시 박근혜 의원의 견해에 반대했던 김무성 의원, 2012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경쟁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 가까이에서 보필하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유승민 의원, 새누리당 내의 쇄신파 의원 등은 어떤가? 집권 과정에서 도움을 주지 않았던 인물이라도 능력만 있다면 과감하게 등용해야 하지 않을까? 기(氣)가 반짝반짝 빛나는 인물들이 정권에 필요하지 않을까? 야당의 인사라도 지역과 관계없이 능력만 있으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등용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국민통합의 길이 열릴 것이다”라고 썼다.
그 이후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쇄신파 남경필 의원, 원희룡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와 제주도지사로 당선되었고, 김무성 의원은 2014년 7월 14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금년 2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의 생일날 유승민 의원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되었다. 새누리당은 그야말로 비박이 주류의 자리를 차지했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반하여 당선되었음은 공지의 사실이다. 박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소위 친박은 작년 지방선거와 전당대회, 그리고 원내대표 경선과정을 통해서 몰락했다. 오직 박근혜 대통령만을 바라보는 친박은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판명되었다.
박 대통령 집권 3년 차인 올해 주요 국정과제를 힘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금년 2월 8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에서 2012년 대선 때 박 대통령과 경쟁했던 문재인 의원이 대표로 선출되었고, 그는 “박근혜정부와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일성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 다음날 서울고등법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2심 판결을 선고하면서 국정원이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을 했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악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작년 11월 말 언론사의 보도를 통하여 최태민 목사의 사위 정윤회와 핵심비서관 3인방이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청와대 문건이 폭로되었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와 관계없이 국민들은 이들의 국정개입에 대한 의혹을 버리지 못했다. 이것은 박 대통령이 장관, 수석비서관 등의 대면보고와 기자 회견을 꺼리는 등의 밀행적 불통의 자세로 인하여 자초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금년 1월 12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핵심비서관 등에 대한 인적쇄신의 의지가 없고, 종전의 통치스타일을 변화시킬 뜻이 없는 것처럼 말했다. 이는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던 여론에 반하는 것이었다. 그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밑으로 추락하자, 박 대통령은 1월 23일 친박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이완구 국무총리후보자는 언론외압, 부동산투기, 본인과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등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만한 국무총리 후보자가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보청기를 끼고 있던 76세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지명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어느 누구에게도 권력을 나누어 주지 않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 아닐까? 과연 대통령이 권력을 독점해야만 제대로 된 통치를 할 수 있을까?
186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링컨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정적들을 핵심요직에 등용했다. 라이벌 슈워드를 국무장관에, 체이스를 재무장관에, 베이츠를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또 자신을 ‘키 큰 원숭이(고릴라)’라고 조롱했던 스탠튼 변호사를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링컨은 그들이 유능했기 때문에 등용했고, 그 결과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연방제를 지켰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면 할수록 국민들은 우울해질 것이다. 박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은 역대 5년제 단임 대통령 집권 3년차 최저치를 맴돌고 있다. 박 대통령은 현재 정치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박 대통령이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하여는 감동적인 인재의 등용, 소통강화, 연말정산 논란, 증세·복지 논란, 공무원연금개혁 등의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맹자에 “애인불친(愛人不親) 반기인(反其仁), 치인불치(治人不治) 반기지(反其知)”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사람을 사랑하나 친함이 없으면 곧 나 자신이 어질지 못함이요, 사람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곧 내가 깊이 알지 못함이요”라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과 결혼했고 나라와 국민만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그토록 사랑하는 국민들이 왜 소통이 부족하다고 말하는지, 그리고 왜 지지율이 추락하는지를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