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재구김천향우회의 신년인사회 및 정기총회가 열렸다.
300여명의 향우회원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만난 향우 한 분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사업상 김천을 자주 찾는다는 그는 “최근 김천이 많이 개방적으로 변한 것 같다. 예전에는 폐쇄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혁신도시 때문인지 요즘에는 내가 살고 있는 대구가 더 폐쇄적인 것 같고 김천은 변화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평소 김천에 사는 사람들로부터 “김천은(혹은 김천사람은) 이러이러해서 안돼”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오던 터라 향우회원의 이 말은 무척 고무적으로 들렸다.
이날 이철우 국회의원의 축사 내용에도 같은 맥락의 말이 나왔다.
이 의원은 “성격 까다로운 사람들이 사는 지명을 빗대어 ‘삼천’이라하며 안 좋은 뜻으로 김천을 포함시키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내가 아는 김천사람은 예의 바르고 선한 사람들이다. 김천은 예로부터 선비의 고장으로 주역의 대가이자 동양사상을 집대성한 홍역학의 창시자 야산 이달 선생을 비롯해 많은 학자들이 살았던 지역이다. 심지어 지명에도 예를 안다는 뜻의 ‘지례’가 있고 ‘인의’, ‘예지’ 등 온 동네가 ‘공자’ 지명인 곳도 있어 중앙일간지에 보도됐을 정도이다”라며 김천을 폄하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낙천주의자는 어디서나 청신호를 보는 반면 비관주의자는 모든 곳에서 붉은 정지신호를 본다. 그러나 정말 현명한 사람은 마치 색맹처럼 색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슈바이처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긍정의 힘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는 익히 알고들 있을 것이다.
물론 지역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해 해결점을 모색하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원래 김천은 이래서 안돼”라고 구체적인 이유 없이 무조건 단정 지어 부정하는 것은 그 자체가 김천발전을 저해시킨다고 단언하고 싶다. 김천이 발전되길 바란다면 김천인 스스로가 자기지역비하 발언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김천이 일부 단점을 갖고 있긴 하나 천혜의 자연환경, 우수한 인재, 지방소도시의 인간미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가능성이 큰 도시이기도 하다. 김천 안에서는 잘 느낄 수 없을 수도 있지만 김천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바람을 발판 삼아 더욱 높이 비상할 수 있도록 긍정의 힘을 불어넣어 줄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김민성 기자(tiffany-m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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