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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한국 주역과 야산(也山) 이달(李達)

민경탁(한국문인협회김천지부부지부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5년 0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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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태극기의 태극마크, 점술(占術), 풍물의 원리, 토정비결, 풍수지리, 관상, 책력, 단전호흡 등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 뿌리가 주역(周易)에 있다.
유교에서 가장 핵심적인 책인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 삼경(시경, 서경, 역경)의 역경(易經)은 우주 만물의 모든 현상을 풀이하려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그 역사가 깊고 매우 광범위하다. 역경 탄생 수백년 후에 공자가 주석을 달아 주역이라 일컫게 되었다. 한자문화권 지식층의 3대 공부과목으로 문(文)으로는 당시(唐詩), 사(史)로 사기(史記), 철(哲)로 주역을 공부해야한다고 동양철학자 조용헌 교수는 말한다. 공자는 주역을 가죽끈이 세 번 닳아 끊어지도록 공부하였다 하잖은가. 오늘날 서양의 철학자, 천문학자, 물리학자들이 주역을 공부하고 있다 한다. 
  주역보다 5세기 뒤에, 인간의 길흉화복을 사주팔자로 짐작해보는 사주명리학이 완성되었다. 주역이 철학이라면 서경은 정치학이라 할 수 있는데, 서경의 홍범은 오행설을, 주역은 음양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인간 세계를 설명하고 예측하는 학문이다. 주역은 원래 천지만물이 끝임없이 변화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설명하고 풀이하는 철학.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설명하고 조명, 예측하려는 학문이라 할까. 곧 하늘이 인간에 내려준 길흉화복을 짐작해 보는, 인간 세계를 점쳐보는 점서(占書)이다. 역동 우탁, 화담 서경덕, 토정 이지함, 일부 김항, 야산(也山) 이달(李達) 같은 이들이 이런 측면으로 주역에 심취하였던 이들이라 할 수 있다.
  주역은 마음을 수양하는 학문이다. 인간 세계의 도덕적 입장에서 인간의 내면을 수양하는 지침서이다. 양촌 권근, 포은 정몽주, 삼봉 정도전, 퇴계 이황, 율곡 이이와 서애 류성룡의 친형인 겸암 류운룡 같은 인물들이 이런 측면으로 주역을 대하였던 분이 아닌가 한다.
주역은 도교(道敎)의 수련 방법인 단학(丹學)을 탄생시켰다. 하늘과 인간의 합일을 해명하는 체계로서, 인체 내의 하단점에 기를 모으는 수련 방법인 단전호흡은 그 뿌리가 주역에 있다. 역사적으로 최치원, 강감찬, 김시습, 서경덕, 전우치, 이지함 같은 이들이 이런 측면으로 주역에 심취하였던 인물이라 하겠다.
  조선 건국 이후 유가(儒家)만이 존중되다시피 하여 불가(佛家)와 선가(仙家)는 자연 산 속으로 잠기게 되었다. 그 후 조선왕조의 붕괴, 일제강점, 남의 힘에 의한 8․15 해방, 6․25 민족상잔을 겪으며 유교의 권위는 손상을 당하였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주역을 통해 난세를 극복하고자 노력한 학자들이 나타났으니, 조선 말의 일부(一夫) 김항(金恒 1826~1898), 일제 강점기의 진암(眞庵) 이병헌(李柄憲 1870~1940), 8․15 해방 후의 야산 이달(1889~1958) 등이다. 동양학계에서는 이들을 주역에 대한 중화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관을 열었던 대학자들로 평하고 있다.
  야산(也山)은 김천 구성면 상원리(마들이)에서 탄생하여 삼도봉 석기봉에서 수도를 마치고 전국을 누비며, 일생 유교의 가르침을 주역 중심으로 이해하고 가르친 큰 학자이다. 청년시절에 증산(甑山) 선생을 만났다고 한다. 점필재 김종직의 14대 후손인 아산(亞山) 김병호(金炳浩 1920~1982), 대산(大山) 김석진(金碩鎭 1928~ ) 등 주역의 대가들을 길러내었다. 야산은 8․15 해방과 6․25 동란을 누구보다 먼저 예견하였으며, 주역과 홍범을 합하여 홍역학(洪易學)이란 학문 체계를 제창하였다. 홍역학이란 홍범의 ‘홍’, 역경의 ‘역’, 대학의 ‘학’에서 따온 명칭으로 유교의 가르침을 간결하게 정리한 학문이다.
  야산은 대구에서 미두(쌀)사업, 충남 광천에서 철공장, 태극표 성냥공장, 부여에서 직조공장 운영, 땅콩 제배, 대둔산에서 담배 제조를 하면서 현실적, 경제적인 문제 해결을 시도하였었다. 쌀 시세를 정확히 계산해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한다. 야산이 김천 황악산에 머무르다 산에서 내려오면, 쌀 사업장으로 모셔가기 위해 제자들이 택시를 대기시켜 놓기가 일쑤였다고 전한다. 그 번 돈을 사회운동자금이나 만주 독립군 자금으로 전달하였다 한다. 그래서 한국사상사에서는 야산을, 주역을 관념적으로만 이해하지 않고 우리 현실에 적용, 직접 실천한 학자. 주역을 한국적으로 토착화하여 인류 보편의 시각으로 열어젖힌 대학자로 꼽고 있다.
  안동의 도산서원은 물론 영주의 소수서원, 삼국유사의 산실인 군위의 인각사는 각기 그 고장이 학문적 뿌리가 깊음을 강조하는 역사문화, 관광콘텐츠가 되고 있다. 이제 한국의 주역사상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문화사업을 김천에서 전개하여 볼 연고성과 필요성, 타당성이 다분히 확보되고 있다. 
  주역(周易)을 한국적으로 토착화한 주역(主役), 야산의 업적과 사상을 기리는 문화사업을 김천에서 전개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야산의 태생지, 수도지와 더불어 부항댐, 지례흑돼지, 청암사, 수도암, 무흘계곡의 김천구간과 연계하면 또 한 편의 역사문화 관광벨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학문적 배경도 지닌 김천의 이미지가 제고될 것이다. 이에 관련 학계와 지역 국회의원, 시장이 선도적 활동과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 전망이 밝아 보인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5년 0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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